채권단은 노조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어 추가 지원을 둘러싸고 상당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이틀에 걸쳐 조합원 6,98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6,127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가운데 5,207명(85%)이 찬성표를 던져 통과됐다고 14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와 채권단이 발표한 자구계획이 오히려 정상화에 독이 되고 고용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와 채권단, 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3자 협의 체계’를 구성할 것도 요구했다.
대우조선 노조가 이 같은 강수를 두는 것은 경영진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 가운데 방산 부문을 물적 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려는 계획 때문이다. 노조는 방산 부문 분할을 해외 매각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오는 16일 특수선 사업 분할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하기 위한 상경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 투쟁 수위를 점차 높이겠다고도 선언했다.
대우조선 노조의 파업 돌입 움직임에 대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4조2,000억원의 자금 지원 결정에 앞서 노조로부터 쟁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를 받았는데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이는 약속을 깨는 행위라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과 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이 없으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당시 쟁의를 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만큼 노조 투표가 통과됐다 하더라도 실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노조를 향해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우회적인 압박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한재영·양철민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