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시작된 장기불황 이후 소득 계층별 소비패턴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양책 효과가 컸던 자동차 등 내구재는 고소득층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었고, 음식료품 등의 비내구재는 저소득층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은 고소득층이 소비를 소폭 늘린 반면, 저소득층은 허리 띠를 졸라 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6일 내놓은 ‘경기순환별 소비패턴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4분기 고소득층의 내구재 소비는 2011년 1·4분기를 기준점(100)으로 놓고 비교했을 123.4%가 증가한 223.4포인트를 기록했다.
내구재란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승용차, 가전제품, 컴퓨터 및 통신기기 등의 상품을 말한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2015년 3·4분기부터 급격히 늘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61.3%, 42.6%로 고소득층과 비교해 소비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의 50% 이하를 저소득층으로, 50~150%를 중산층으로, 150%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구분했다.
비내구재는 모든 계층에서 소비를 줄었다. 고소득층은 지난해 4·4분기 소비가 기준점 대비 4.2%가 감소했다. 중산층은 97.1포인트, 저소득층은 88.0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비내구재는 음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서적 및 문구 등 1년 미만으로 사용되는 상품들을 말한다.
의료·가사·운송 서비스 관련 소비는 계층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기준점 대비 지난해 4·4분기 소비를 4.4%, 2.6% 각각 소비를 늘렸지만, 저소득층은 13.3% 줄였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민간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부문 경기 확장을 위해선 소득계층별 맞춤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