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시트 태풍' 오나…떨고 있는 글로벌 시장

美 기준금리 동결에도

뉴욕·亞증시 일제 하락

엔·달러환율 104엔 붕괴



글로벌 금융시장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공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는 23일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라는 메카톤급 태풍이 현실화할 경우 유럽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도 동반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겁에 질린 투자가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을 버리고 선진국 국채, 금, 달러ㆍ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 우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일본은행(BOJ), 영국 중앙은행(BOE) 등 주요국 통화정책을 교란하며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0.25~0.5%인 현행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제조업은 물론 고용시장까지 이상 신호를 보낸데다 브렉시트 우려가 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영국 국민투표는 국제금융시장의 경제·금융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라며 “미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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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연준이 비둘기적 신호를 보냈지만 뉴욕증시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이 미 경제 악화의 증거로 해석된데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또 16일 코스피지수가 0.86% 하락하는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5일까지 4거래일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반영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ACWI)는 브렉시트 우려로 4% 이상 급락했다. 하락 종목 수는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일본금융시장이 엔화 가치 급등 등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끝낸 뒤 현행 -0.1% 금리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추가 금융완화를 보류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유동성을 풀어봐야 효과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7월 이후로 미룬 것이다. 이 때문에 엔ㆍ달러 환율은 104엔선마저 붕괴 되면서 2014년 8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1% 급락 마감했다. 반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미 국채 10년물 국채금리도 201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갈수록 고조되는 추세다. 한편 16일(영국시간) BOE는 “브렉시트는 총생산과 인플레에 관한 전망을 심각하게 바꿀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기준금리를 0.5%로 묶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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