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이노텍 생산직도 호봉제 폐지] 성과주의 문화 확산땐 강성노조 '호봉 폐지' 수용 늘듯

LG이노텍이 생산직에 대한 호봉제 전면 폐지와 성과급제 도입을 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임금체계 역시 상당한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권 차원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문하고 있는데다 일부 기업의 경우 정부 시책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 탓이다.


현재 국내 제조 부문의 대기업 생산직은 호봉제가 ‘법’처럼 굳어져 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대표기업들은 모두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노조가 없는 삼성전자조차 고졸 생산직 신입사원의 경우 일정 기간 호봉제를 적용 받는다.


특히 자동차를 포함해 금속노조 산하 주요 제조업체들은 워낙 노조의 ‘벽’이 높아 임금피크제 도입조차 제대로 합의하지 못한 사업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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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조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을 고리로 사회 전반에 성과주의가 ‘문화’로 고착화할 경우 강성노조들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회사별로 기업문화가 다르고 생산방식에 차이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한 번에 생산직에 대해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를 전면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박근혜 정권 차원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이노텍이 테이프를 끊은 만큼 추가로 호봉제 폐지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은 더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들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임금체계 개선 사항은 기본급 인상률 차등 제도 도입(30.6%), 임금에 연공성을 줄이고 성과급 비중 확대(27.6%), 업무 중요성·난이도를 임금 수준에 반영(21.2%)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강성 노조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통상임금 및 임금피크제 도입과 연계해 생산직 호봉제 폐지 등을 검토했지만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올해 현대차는 생산직 호봉제 폐지를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내부에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특히 내년 대선을 감안하면 도입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금속노조를 생각하면 생산직 호봉제 폐지와 완전 성과급제가 정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성과주의를 도입한 기업들의 노조에서 급여 등이 도리어 올라갔다는 소식이 들리면 다른 대기업들도 시차를 두고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필·강도원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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