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목되는 LG이노텍의 생산직 성과급제 전면 도입

LG이노텍이 16일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생산직 현장사원에게 적용해온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를 전면 도입했다. 대상은 4,332명 전원이다. 이로써 LG이노텍은 그동안 사무·기술직(4,012명)에만 적용되던 성과급제를 전 직원에게 확대 적용하게 됐다. 그동안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일부 대기업에서 생산직을 대상으로 호봉제와 인센티브제가 혼합된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한 적은 있으나 100% 성과주의 인사체제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이노텍의 성과주의 인사실험이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이노텍의 전면적 성과급제 도입은 무엇보다 지난 2년여간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협의와 검토를 거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기존 연공 중심 호봉제로는 변화된 제조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노사가 공유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협상 초반에는 노사 양측의 입장이 달랐지만 토론·세미나·벤치마킹 등으로 입장차를 좁혔다는 후문이다. 평가 공정성 등 노조의 우려에는 사측이 적극적으로 보완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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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도입한 성과급제는 기본급 100% 외에 수시·성과·우수라인 인센티브 등 세 가지 형태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형태다. 성과우수자는 기본 인상률보다 높은 인상률이 적용되고 세 가지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연봉의 30%까지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다. 업무능력이 우수하면 조기 진급할 수 있는 ‘발탁진급제’도 신설됐다. 성과에 따라 임금이 차등 지급되는 것은 물로 진급도 차별화하기 위한 조치다.

LG이노텍의 성과급제 도입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은 예상대로 냉랭하다. 섣부른 성과주의가 고용 안정성을 훼손한다는 기존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연공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미만 근속자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 수준이 3.72배에 달해 유럽연합(1.6배)은 물론 일본(2.4배)보다도 훨씬 높다. 본질을 외면한 채 기득권만 유지하려 한다면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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