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정부, 경원선 복원 현장공사 중단

"토지매입비 90억원에서 270억원으로 증가" 해명

“北 핵실험·도발 위협 고려, 재개 시점은 그때 가서 검토”

남북관계 경색 여파, 현 정부 임기 내 마무리 어려울듯

정부가 지난해 8월 5일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에서 기공식을 열고 시작한 경원선 복원 사업의 현장공사를 중단했다. 경원선 복원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외교 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해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사업의 의미를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결정은 박 대통령의 임기 내 남북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경원선 복원 사업과 관련해 “지난 3월에 실시했던 토지감정평가 결과 토지매입비가 상당히 증가해 일단 우선 토지매입, 설계 작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공사만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협의, 남북관계 상황들을 보아가면서 현장공사의 재개 시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토지매입비는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예산편성 당시 공시지가 기준 90억 정도였으나 이후 주변 시세 상승에 따라 토지감정평가 결과 27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통일부는 경원선 복원 사업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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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사 지역 대부분이 민간인출입통제선(비무장지대 남쪽) 안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북한의 핵실험, 그리고 잇따른 도발 위협 등으로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정 대변인의 설명은 정부의 결정에 올해 들어 교류가 단절된 남북관계 상황이 반영됐음을 시사한다.

백마고지역에서 월정리역에 이르는 남측 구간(9.3km)에 대한 복원 사업은 내년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현장공사 중단으로 일정이 늦춰지게 됐다. 박 대통령의 임기를 감안하면 경원선 복원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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