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99도씨(롤란트 크나우어·케르스틴 피어링 지음, 돌베개 펴냄)
기후 생성 원리·기상 이변·지구 온난화까지
‘지구=부엌, 환경요인=요리재료’ 빗대 풀어내
섬에서 채취되는 인산칼슘 덕분에 1970~80년대에 엄청난 부가 흘러넘치는 곳으로 언론에 오르내렸던 인구 1만 명의 작은 섬 나우루는 이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 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출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의 과학 학회와 국제 에너지 기구 등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대로 가면 지구 온난화가 재앙의 수준에 이를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사실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처한 입장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기상 이변과 지구 온난화 등의 심각한 위협 앞에서 우리는 지구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내일아침, 99도씨’는 요리책 형식을 차용해 기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책은 지구를 부엌에,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요리 재료에, 여러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기후로 탄생하는 과정을 조리법에 빗대 기후와 날씨, 지구 온난화, 대체 에너지 개발 등에 대해 쉽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책은 먼저 알프스와 안데스 등지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고, 얼음으로 꽁꽁 덮여 있던 북극해에는 새로운 바닷길이 뚫리는 기상 이변을 알려주며 이상 기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 무역풍이 공기와 바닷물을 움직여서 축축한 열대우림과 건조한 사막은 물론, 얼음 왕국 남극과 북극까지 빚어낸다는 사실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한다.
자칫 딱딱한 주제일 수 있는 기후에 대해 흥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토요일이 되면 다른 평일들에 비해 비가 더 많이 내리는 데 이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물방울 ‘에어로졸’ 때문이다. 주로 자동차나 공장 굴뚝의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이 물질은 당연히 주말보다 주중에 더 많이 배출된다. 주중에 배출됐던 에어로졸이 과냉각상태에서 얼음결정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미립자인 빙정핵 역할을 해서 비 내리는 주말을 만들곤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나오미 클라인 지음, 열린책들 펴냄)
환경단체-채취산업 커넥션·탄소거래제 이면 등
자본주의와 기후 상관관계 전문가 시선으로 다뤄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본주의와 기후의 상관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기후 변화를 자본주의와 지구 사이의 전쟁이라고 말한다. 다소 논쟁적일 수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5년간 진행한 방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 과학자와 경제인, 환경 운동가들의 인터뷰를 종합해 낸 만큼 저자의 주장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다.
대형 환경 단체와 채취 산업의 불편한 커넥션, 탄소 감축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던 탄소 거래제의 참담한 실패의 이면에는 자본주의라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바뀌지 않는 한 기후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내일아침, 99도씨’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을 지구에 적용해야 한다고 하고,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지만, 두 저자의 결론은 모두 같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