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외부 악재가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상반기 인기를 누렸던 배당주·하이일드채권 펀드가 당분간 인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금 관련 펀드는 브렉시트 이슈 등에 따라 단기적인 가격 조정의 가능성도 관측되는 만큼 주의 깊은 투자가 요구된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펀드 수익률의 화두는 저금리다. 실제로 저금리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펀드, 투자위험은 다소 높더라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하이일드채권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액티브주식배당형 펀드의 유형별 수익률은 1.71%를 기록, 액티브주식형 전체 수익률(-1.43%)뿐만 아니라 인덱스주식형 전체 수익률(0.93%)까지 뛰어넘었다.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거둔 배당주 펀드로는 ‘한화아리랑고배당주(10.94%)’, ‘교보악사파워고배당(7.7%)’가 꼽힌다. 대표적인 배당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은 수익률 10위권엔 들지 못했지만 상반기 중 566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자금유입 규모로는 국내주식형 펀드 중 4위를 기록했다.
저금리를 피해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도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는 약진을 보여줬다. 해외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상위권은 ‘이스트스프링미국하이일드(9.59%)’, ‘피델리티아시아하이일드(7.63%)’, ‘프랭클린미국하이일드(7.21)’, ‘AB글로벌고수익(6.44%)’ 등이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투자는 어떨까.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기로 결정할 경우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진 단기 조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금값이 올랐지만, 우려가 해소된 후에는 미국의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금값의 상승세가 추가로 이어질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6개월~1년 간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금에 대한 선호심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075달러에서 1,296달러로 20.6%나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초 금값이 1,600달러대였다는 점을 감안 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금 펀드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블랙록월드골드’(49.01%), ‘IBK골드마이닝’(45.62%), ‘신한BNPP골드’(44.56%)는 수익률 1~3위를 차지했다.
해외 주식형펀드 중 금 펀드 외에 주목할 펀드는 역시 신흥국 펀드다. 상반기 중 ‘도이치브라질’(31.43%), ‘신한BNPP봉쥬르’(26.39%),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23.75%) 등이 고수익을 거뒀다. 김일구 한화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선진국 증시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해외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금리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출시가 맞물리면서 단 1%의 절세 혜택도 적극적으로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반기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7,962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로는 6,609억원이 유입됐다.
한편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를 기준으로 수익률 최상위 운용사는 베어링자산운용(3.13%)이 차지했다. 이어 신영자산운용(1.79%), KB자산운용(1.17%), IBK자산운용(1.08%), NH-아문디자산운용(0.73%)이 5위권 내에 들었다. 설정액 증감 규모로 보면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이 상반기 동안 464억원을 모아 1위를 기록했으며, 신영과 교보악사가 각각 89억원, 71억원을 확보했다. 국내 인덱스주식형 펀드에선 동양자산운용(3.02%), 한화자산운용(2.17%),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1.8%), 유리자산운용(1.72%), 마이다스자산운용(1.59%)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하지만 설정액 증감 규모는 NH-아문디가 1,32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멀티에셋자산운용(797억원)·키움투자자산운용(39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