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신공항 이슈 대선 핵심 변수로 떠오를듯

PK '反朴 진원지'로 떠올라

대선주자들 재공약화 전망

영남권 갈등 다시 불붙을 우려

더민주 부산지역 의원들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해영·박재호·최인호·김영춘·전재수 의원 /연합뉴스더민주 부산지역 의원들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해영·박재호·최인호·김영춘·전재수 의원 /연합뉴스





정부가 영남권신공항 부지선정 결과 논란이 됐던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결론’을 내리며 내년 대선에서 이 문제가 메가톤급 쟁점으로 다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십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대선에서 아무렇게나 공약화해 극심한 지역분열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하는 폐습은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두 지역 모두 정부 발표에 대해 불복을 선언, 내년 대선에서 정치 쟁점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과거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둘러싸고 벌였던 논쟁과 마찬가지로 올해 말부터 대선 전까지 영남권신공항 이슈가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계획했던 하반기 정책 추진도 차질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장 부산경남(PK) 지역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신공항 건설 공약을 백지화했다며 맹공에 나서 ‘반박(反朴)’의 진원지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서병수 부산시장은 21일 정부의 부지 선정 결과 발표 직후 “정부가 지역갈등을 이유로 360만 부산시민의 염원을 무시했다”며 “현 정부에 신공항 건설 의지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건설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조만간 독자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해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PK 지역의 경우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의 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의미해 현 정부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PK 지역 여권 지지층의 정부와 친박에 대한 지지철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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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TK)의 경우도 지지이탈로 표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부겸 의원은 “대통령이 된 뒤 식언을 반복하는 행태에 분노한다”며 “이번 정부 발표는 기만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정치권력이 ‘영남인 열망’을 농락했다”며 “시민사회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PK의 지지이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전문가는 “TK 지역이 밀양을 밀기는 했지만 지역적으로 가깝지 않고 경쟁했던 부산 가덕도로 결정되지 않아 ‘심리적 위안’이 될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TK의 반발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야 모두 내년 대선에서 영남권신공항 문제를 공약화할 경우 TK와 PK 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11년 정부가 백지화했던 영남권신공항 건설 계획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다시 신공항 건설을 대선공약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가덕도 유치가 불발되면서 대대적인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권 강세 지역인 PK 지역을 야권 지지세로 돌릴 수 있는 호재로 보고 있어서다. 지난 총선 때 부산지역에서 의원 5명을 배출해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 더민주의 경우 내년 대선에서 영남권신공항 건설 공약을 다시 내걸 가능성도 관측된다. 여당도 내년 대선에서 PK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신공항 공약화 등을 내걸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PK 여론이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놓고 선택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여권 대권주자들이 이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한 정치전문가는 “2년이 채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에서 이 문제가 이슈화될 경우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며 “부산의 민심을 확실히 껴안기 위해서라도 가덕신공항 문제를 내년 대선 때 정치적 이슈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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