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는 국토교통부가 영남권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21일까지 영남권신공항 유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단점으로 지적된 경제성(가덕도)과 지형적 제약으로 인한 안전 문제(밀양)를 극복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운영상 고려사항 △전략적 고려사항 △사회경제학적 고려사항 등을 평가기준으로 삼아 가덕도 신공항과 밀양 신공항, 김해공항 확장의 세 가지 안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운영상 고려사항에는 항공교통관제·장애물과 관련된 요소, 비항공학적인 요소 등이 포함됐으며 전략적 고려사항에는 접근 가능성이 담겼다. 사회경제학적 고려사항에는 소음과 관련된 요소, 생태학적인 요소 등 사회적 측면과 비용·리스크 등 경제적인 요소를 넣었다. 특히 사회경제학적 고려사항에는 신공항 후보지가 선정됐을 때 예상되는 법적·정치적 후폭풍도 포함됐다. 지난 2011년 지역 간 유치경쟁 과열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상황에서 후보지 선정에 따른 갈등이 이후의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DPi는 각각의 요소에 대한 가중치를 다르게 하면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분석했다. 시나리오A는 접근 가능성 등 전략적인 요소에, 시나리오B는 소음·환경보호 등 생태적인 요소에 가중치를 뒀다. 시나리오C는 프로젝트 완료와 실현 가능성에 큰 가중치를 적용했다.
분석 결과 밀양과 가덕도는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김해공항 확장안과 비교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덕도는 신공항 건설에 드는 비용이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다. 공항 건설을 위해 매립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공항 이용객들을 위해 가덕도에 철도역과 철로를 놓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것이 ADPi의 분석이다. 아울러 영남권의 남동쪽 끝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장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가덕도는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건설 자체도 어려우며 국토의 남쪽 끝에 위치해 접근성도 문제가 된다”며 “최종적인 결과로 봤을 때 가덕도는 자연적인 공항의 입지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밀양의 경우에는 인근에 산이 많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밀양은 2011년 신공항 용역 입지평가에서도 공항이 들어서기 위해 27개의 산을 깎아야 해 비용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밀양은 가덕도보다는 좀 더 전통적 의미에서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형적 제약으로 접근 가능성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ADPi는 김해공항의 경우 이 같은 문제점에서 모두 자유로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안전과 관련한 이슈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며 기존의 시설과 접근성을 누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