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저기 봐. 내가 화면에 나왔어!”
96개 스크린으로 구성된 초대형 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자 삼성전자의 미국 뉴욕 맨해튼 마케팅센터인 ‘삼성837’을 찾은 한 방문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자신의 사진이 또 다른 수 만장의 사진들과 합성돼 약 90㎡ 크기의 초대형 화면에 모자이크로 재현되는 모습에 방문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22일(현지시간) 취재진이 찾은 삼성837은 개관 4개월여만에 대중이 최신의 정보통신기술을 예술 등과 접목해 즐길 수 있는 문화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내부에는 80여석의 관람석과이 있어 극장, 공연장, 클럽 등으로 수시로 이용됐으며 각종 뉴미디어들이 전시되 대중이 오감으로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 수는 15만명을 돌파했다. 제품을 팔지 않는 전시 전용공간임에도 이처럼 인파가 몰린다는 것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등에 대한 ‘팬덤’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과제는 애플처럼 자사 브랜드 제품 재구매 성향이 높은 충성고객층을 넓히는 일인데 삼성837이 그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837이 뉴욕 중심가의 명소로 떠오른 비결은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한 전략이다. 제품을 팔지 않고 전시만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대중은 상업성에 대한 거부감 없이 삼성의 전시 제품들을 상품이 아닌 문화콘텐츠로 받아들이며 삼성 브랜드와 문화에 녹아드는 효과가 있는 것을 풀이된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소셜 갤럭시’라는 전시시설이었다. 역대 주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모니터 등 300여개의 제품이 천장과 바닥, 벽에 도배되든 설치된 터널형 복도인데 방문객이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을 올리면 해당 터널 화면에 그 화상이 곧바로 연출돼 깜짝 이벤트와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삼성837이 6층 높이에 총면적 5,300㎡(약 1,603평)규모로 자리잡은 장소는 원래 도살장 등이 빼곡히 있던 낙후지역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예술가들이 값싼 작업공간을 찾아 모여들면서 2000년대 들어 예술의 거기로 거듭났다. 삼성전자가 이곳에 마케팅센터의 둥지를 튼 것도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제품만 파는 시대가 아니라 문화를 전파하는 기업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시대가 됐다”며 “미국의 심장 뉴욕에서 삼성837을 통해 세계인에게 문화기업의 면모를 선보이겠다”고 소개했다. /뉴욕=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