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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온난화·미세먼지 등 화석연료 문제, 원자력으로 넘어서야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사진제공=원자력연구원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사진제공=원자력연구원


최근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때문에 우리나라 공기의 질이 180개국 가운데 173위라는 결과가 발표됐다. 환경부 기준에 부합한 날이 1년에 4일뿐이고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는 적합한 날이 단 하루도 없다. 이로 인한 사망자 2만명, 폐질환 80만명, 그리고 사회적 손실이 12조원이라고 하니 이미 우리가 용인할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파리에서 신기후체제가 발표되었다. 이는 오는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195개 당사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 된다. 우리나라도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 37% 감축이라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 그리고 미세먼지 감축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게 됐다. 온실가스의 감축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 알려진 답이다.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원인이 석탄 화력발전소인지 혹은 경유차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질소산화물의 2차 생성물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개념적으로는 모두 마찬가지이다. ‘연소’라는 화학적 반응이 원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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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형태를 달리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흔히 사람들은 전기차와 수소차가 화석연료의 연소라는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단견일 뿐이다. 전기와 수소는 물론 청정하다. 2차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석탄·가스·석유 등의 1차 에너지를 연소해 얻는 것이 2차 에너지이다. 그러나 2차 에너지의 청정 여부는 그 자체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과연 전기와 수소를 어떻게 청정한 방법으로 생산했느냐에 따라 청정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천연가스와 석탄을 직접 연소하는 대신 개질을 통해 수소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방법이 없다. 이렇게 전기와 수소를 생산한다면 전기차와 수소차는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한 것이다.

인류는 혁신적인 발견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왔다. 과거에 돌(석탄)에서 에너지를 얻게 된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것이었다. 땅속의 액체(석유)에서 에너지를 얻게 되고 땅에서 나오는 바람(천연가스)에서 에너지를 얻게 된 것도 비약에 비약을 거듭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1900년대 중반이 돼서 우리는 쇳덩어리(우라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는 원자력이라는 기술을 얻게 되었다. 화학적인 연소와는 전혀 다른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기술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원자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전성의 논란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진보의 과정일 뿐이다. 화학적 연소라는 기존의 기술이 인류를 지탱해줄 수 없다면 이제는 원자력을 통해 넘어서야 할 것이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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