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하반기 2.3% 성장…수출주력 반도체·조선 부진 갈수록 심화"

[산업硏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수출감소폭 줄겠지만 설비투자 5.2% → -0.5%로 '뚝'

철강 등 과잉업종 구조조정 따른 내수침체 본격화 우려도

금융위기 수준까지 오른 재고율 조정 폭이 변수될 듯





산업연구원이 22일 ‘201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3%로 떨어져 연평균으로는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경제성장률만 보면 지난해와 같지만 질적으로는 더 나쁘다. 지난해는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와 투자 등 주요 지표가 개선 흐름을 띠었지만 올해는 반대 패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경제성장에 0.9%포인트나 기여한 재고 증가가 올해는 재고 조정으로 사라질 수 있고 하반기 조선·철강·유화 등 과잉공급업종의 구조조정으로 소비 등 내수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는 점은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출 감소폭은 12대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줄어 연간 기준 -6.1%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것도 지난해 기저효과와 유가의 소폭 반등에 의한 것이라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장 대표 주력업종인 반도체·조선은 하반기에 수출이 더 부진할 것으로 예측돼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하반기가 더 안 좋다=경제지표 전망치를 보면 하반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하반기 2.7%에서 1.9%로, 설비투자는 5.2%에서 -0.5%로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하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3%로 전년 동기(2.9%)는 물론 올 상반기(2.9%)보다 낮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하반기에 지표가 더 악화되는 만큼 경제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밖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둔화폭 확대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감, 안으로는 구조조정, 가계부채 문제, 재고 조정폭 등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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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은 재고 조정 여부와 그 폭을 올해 경제성장률의 가장 큰 변수로 지목했다. 재고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 2014년 0.5%포인트, 지난해는 무려 0.9%포인트였다. 문제는 재고 투자가 3년 연속 성장률에 플러스를 기록한 적이 1970년 이후 2000년대 중반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미 재고율도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올랐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의 수출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의 설비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제조업 상황이 열악한 점이 하반기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주도한 ‘반도체’, 구조조정 ‘조선’은 침체 심화=주력산업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12대 주력산업 가운데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전환하는 곳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요 급증이 기대되는 디스플레이(5.9%)와 인도·베트남 등의 건설경기 호황 덕을 보는 일반기계(4.1%) 업종뿐이다. 석유화학(-1.0%), 자동차(-1.3%), 섬유(-2.4%), 정유(-4.5%) 등은 하락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반면 반도체와 조선은 각각 -10.1%, -11.8%로 전년보다 -5.7%포인트, -0.7%포인트 나빠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이, 조선은 중소형 조선사의 법정관리로 인한 건조물량 취소와 해양 프로젝트의 인도 연기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올해 수출 성장률은 -6%로 전망됐다. 그나마 기저효과 등으로 하반기에 상반기(-10.8%)의 부진을 만회한 점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하반기 수입 증가율은 소비재 증가에도 불구하고 -2.2%를 기록해 연간으로는 -8%가 예상됐다.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과 자원 부국이 많은 신흥국 경제의 부진이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기존 주력산업과 수출품목을 대체할 대안이 없는 게 딜레마”라고 말했다. /세종=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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