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23일 신고리 원전 5, 6호기(각 140만㎾)에 대한 건설을 허가했다. 지난 2011년 12월 신한울 1,2호기 이후 4년 6개월만의 신규 원전 허가로 국내 원전은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을 포함해 모두 30기로 늘어나게 된다. 두 원전을 짓는 데는 8조6,25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3일 제57회 회의를 열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일대에 들어설 신고리 5·6호기 건설안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울주군 일대는 이미 신고리 3·4호기가 자리잡고 있는 ‘원전 다수호기 지역’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조만간 공사에 들어가 2021년 3월 신고리 5호기, 2022년 3월 신고리 6호기를 각각 준공할 예정이다. 신고리 5·6호기는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2호기와 같은 한국형 원전(APR 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다.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지난 2008년 12월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다. 한수원은 2012년 9월 건설허가를 신청했고 원자력안전위는 2013년 5월부터 건설허가 심사에 착수해 2016년 4월까지 총 4차례에 거쳐 자료를 보완하고 검토했다.
한수원은 두 원전을 짓는 데는 연인원 400만명이 투입되고 건설부터 운영까지 약 3조9,000억원의 지역 경제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본관 기초굴착 작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5호기는 내년 초, 6호기는 2018년 초 첫 번째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할 예정이다.
원전 건설에서 콘크리트 타설은 구조물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콘크리트 타설이 완료되면 원자로 설치작업이 진행된다. 이어 상온수압시험, 고온기능시험, 연료 장전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콘크리트 타설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55개월이 소요된다. 한수원은 “신고리 5, 6호기는 작년 12월 신기후체제 출범 이후 세계적으로 처음 건설 허가를 얻은 원전”이라며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신고리 5, 6호기에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제기된 여러 원전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일 대비 방수문을 설치하기로 했고 장기간 전원이 끊기는 상황을 대비해 축전지의 용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국내 조선업 분야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에 종사하는 용접, 비파괴검사 인력은 원전 건설 현장에서도 필수적이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에 연간 최대 8만여명의 용접사가 필요하다. 한국전력기술이 설계를 맡고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이 시공한다. 또 두산중공업이 원자로설비·터빈발전기를 납품한다. 한수원은 이번 원전 건설과 관련, 계약할 전체 업체 수는 총 190여 개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본부장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조선 구조조정으로 침체가 우려되는 울산 일대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