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GM 캡티바 수입 판매…쪼그라드는 생산기지 입지

신공장 설립 막대한 비용 들어

"수입판매 유리…올란도 단종도"

노조 "합의 안지켜" 투쟁 검토

한국GM의 캡티바 모습. /사진제공=한국GM한국GM의 캡티바 모습. /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이 내년 출시할 예정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의 후속 모델을 대형 세단 ‘임팔라’처럼 수입 판매한다. 신차 생산을 위한 공장 시설 개선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수입 판매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GM 노동조합 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주 인천 부평공장에서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상 11차 교섭에서 내년 말 양산될 예정인 캡티바 후속 모델은 국내가 아닌 북미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 판매하기로 했다고 노조 측에 밝혔다.


캡티바는 현재 인천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국GM은 국내에서 차세대 캡티바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장 시설 개선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점, 차량 제원이 커져 원가가 높아져 판매가가 비싸지고 판매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GM은 캡티바 외에도 군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올란도’는 단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목적 차량의 수요가 SUV로 이동하고 있고 연비 규제 등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등을 바꿔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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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의 캡티바와 올란도는 SUV 인기에 힘입어 꾸준한 판매량을 자랑하는 모델들이다. 하지만 모델 노후화 여파로 최근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캡티바 판매량은 849대로 지난해(3,977대) 대비 78.7% 급감했다. 올란도 역시 5,282대로 26.8% 감소했다.

한국GM이 국내 생산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노조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측이 지난 3년여간 회사 측에 많은 부분을 협조했음에도 결국 사업 타당성을 이유로 합의를 지키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앞으로 캡티바 등의 국내 생산을 이어가기 위한 투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 물량을 줄이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GM은 글로벌 GM 생산의 5분의 1을 담당하며 GM의 저비용 수출기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인건비가 50% 이상 증가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장의 고인건비 문제에 더해 수입 판매한 임팔라의 성공을 본 GM 본사에서 향후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GM 관계자는 “캡티바 수입 판매는 교섭 과정에서 노조 측에 제안한 내용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노조와 사측이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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