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시중은행 PB센터에 따르면 브렉시트 후 자산가들은 안정세를 찾아가는 시장을 관망하며 안전자산 위주로의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유보하는 모습이다.
이흥두 KB국민은행 도곡스타지점 PB팀장은 “원화 약세 분위기에서 달러 매입 수요는 찾기 힘들다”며 “모두 불안하니까 안전자산에 대한 문의를 하고 일부는 해외 시장 투자 기회를 살피고 있지만 그 또한 아직은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 지점장은 “달러의 경우 얼마 전 1,150원선이 무너졌을 때 몇몇 자산가가 구입했고 이제는 구매 수요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달러 가격이 너무 올라 달러를 매입하려는 수요보다는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자산가가 많다”고 밝혔다. 이 중 특히 엔화의 경우 대부분 PB들이 달러와 비교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일본이 또 경기를 살리겠다고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엔화 가치 상승에 추가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전부터 엔화에 대한 투자를 계속 권해왔지만 지금은 일본 경기 자체가 불안정해 보여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투자 기회가 아니냐며 파운드화나 주식 매수와 관련한 의견을 PB들에게 묻고 있지만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김 지점장은 “환차익에 관심이 많은 자산가를 중심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지나치게 낮아졌다고 매입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너무 위험하다는 점에서 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증시가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쳤지만 증시로의 유입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강남지점의 모 PB 또한 “지난 24일 지금이 주식 구입의 적기가 아니냐고 묻는 이들이 있었지만 섣불리 동의를 해주기 힘든 분위기”라며 “금일만 해도 환율이 몇 십원을 널뛰기했는데 이러한 장세가 쉽게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 시장의 충격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지만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시중 자금의 단기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4월 말 기준 199조4,8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3% 늘었다.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시중자금이 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