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8년간 45억 세금 들인 역사지도에 독도가 없다... 황당 ?

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지도 편찬사업 결국 폐기

'지도학적 요건 불충족'으로 '불합격'판정

지난 8년간 45억 여원의 세금을 들인 동북아역사지도 편찬사업이 폐기됐다 / 출처=연합뉴스지난 8년간 45억 여원의 세금을 들인 동북아역사지도 편찬사업이 폐기됐다 / 출처=연합뉴스


지난 8년간 45억 여원의 세금을 들여 추진해온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이 폐기됐다. 우리나라 역사지도인데도 독도를 표시하지 않는 등 부실하게 작성됐기 때문이다.

동북아역사지도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응할 목적으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우리 민족의 강역(疆域)을 시대별로 표기한 지도이다.


연세대·서강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8년여의 작업 끝에 지난해 11월 동북아역사지도를 완성했다. 하지만 독도 표기 등 지도학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실 판정을 받아 보완작업을 거쳐 올해 4월 재차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28일 동북아역사재단은 연세대·서강대 산학협력단이 제출한 동북아역사지도 715매에 대해 최종적으로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단은 우리나라 역사지도인데도 한반도가 지도 가장자리에 위치하거나 독도를 표시하지 않는 등 지도학적 문제가 여전히 보완되지 않아 편찬에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렸다. 영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국경을 실선으로 그어 외교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심사 때 지적된 지도학적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았다. 자료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이고 어떤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재단은 2008년부터 산학협력단에 맡긴 사업이 실패했다고 보고 내부에 조직을 신설해 동북아역사지도를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단은 사업 실패의 책임을 물어 사업 담당자들에게 감봉 3개월 등 징계를 내리고 편찬에 관여한 일부 학계 인사에게는 향후 재단이 발주하는 사업에 일정 기간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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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북아역사지도는 낙랑군(樂浪郡)을 비롯한 한사군의 위치가 일제 식민사학의 논리에 따라 그려졌다는 비판이 재야 역사학계와 국회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두 차례 심사 결과에 이런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지만 재단 관계자는 “지도학적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되면 내용에 대해서 전문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그 단계까지 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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