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해외 주요국보다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국내에 투자하는 게 답이 될 수 있죠.”
28일 김재동(43·사진)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장의 이야기다. 그는 “다음달 기업 실적발표가 이어질 예정이고 삼성전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만일 코스피가 1,900 이하로 떨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센터장은 “일반 투자자들은 좀 더 시장 동향을 지켜본 후 바닥을 다졌다고 판단될 때 투자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고객을 보호하면서 수익을 낸다”는 PB로서의 기본 원칙 때문이다. 투자를 하더라도 당분간은 주가연계증권(ELS)처럼 위험도 높은 상품에 새로 투자하기보다 상장지수펀드(ETF)·인덱스펀드 등 보수적으로 자금을 굴리라는 이야기다.
영등포PB센터를 찾는 자산가들은 브렉시트 효과가 얼마나 갈지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신중한 분위기다.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위험관리 차원에서 아예 유럽펀드를 환매한 투자자, 현금자산을 쌓아둔 채 다음 주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투자자 등이 다수다.
김 센터장과 얼굴을 맞대는 영등포 자산가들은 주로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이들이다. 언뜻 작고 허름해 보이지만 연 수억원씩 매출을 올리는 철공소, 공구상가에서 수십 년씩 고정 거래처와 사업을 이어오면서 수십억원 규모로 자산을 불린 알짜 부자들이다. 문래동 ‘에이스하이테크시티’에 입주해 있는 중소·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영등포 PB센터 고객의 한 축이다.
강남과 달리 ‘대대로 부자’보다는 ‘자수성가형 부자’가 많지만 김 센터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자들은 보수적”이라고 공통점을 짚었다. 자산 5억~10억원대의 어중간한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슈퍼리치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은 오히려 ‘중위험’ 이하의 포트폴리오를 택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투자도 여유가 있어야 성공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주식은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최근 수년 동안 실적이 좋은 기업, 혹은 해당 분야의 1등 기업에 투자해 장기 보유한다. 주가가 떨어질 때 매도하기보다 더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매입한다. 김 센터장 스스로도 테슬라 등의 주식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다. “마음은 풍요롭게, 지갑은 두껍게”가 김 센터장의 슬로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