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와 세계 10위권인 쿠웨이트 ‘UASC’의 합병이 이날 하팍로이드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양사는 지난 4월부터 공식적으로 협상을 벌여왔으며 이번 합병에 따라 세계 5위권 컨테이너선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등 중동 6개 국가들이 공동 주주로 나서 설립한 UASC는 아시아-유럽 노선 위주로 영업해 상대적으로 노선이 넓지 않았다. 하지만 중동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컨테이너 1만3,000개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최신 선박이 22척에 달해(건조중인 선박 포함) 세계 전(全) 노선에서 영업 중인 하팍로이드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해운 시황이 꺾인 2~3년 전부터 ‘짝짓기’에 나서기 시작해 지난해 이후 본격적인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 CMA-CGM은 지난해 독일 OPDR과 싱가포르 APL을 차례로 집어삼켰고 중국 COSCO 역시 지난해 중국 CSCL과 합병하며 단숨에 세계 4위 선사로 올라섰다.
해운동맹 재편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초 한진해운과 하팍로이드 등이 소속된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해 온 현대상선이 최근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 가입으로 방향을 틀었고, 디 얼라이언스는 하팍로이드와 UASC의 합병으로 세를 불리는데 성공했다.
재계는 해운사들의 합종연횡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이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나마 운항 확장 개통에 따라 선사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총 운송 거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소형 선박 위주로 선대를 꾸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합병해 지금부터라도 대형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심각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