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세계적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 타계] "선도할 것인가 종속될 것인가" 한국의 선택을 물었던 선지자

저서 '제3의 물결' 통해

문명의 변화흐름 통찰

디지털 혁명 시대 예측

2001년 DJ정부 의뢰로

'한국 비전 보고서' 작성

지식기반 경제 창출 제안



‘제3의 물결’, ‘부의 미래’ 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3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토플러 박사는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블룸버그는 토플러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컨설팅회사 ‘토플러 어소시에이츠(Toffler Associates)’의 발표를 인용해 토플러 박사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이 재단은 별세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 뉴욕 태생의 작가이자 미래학자인 토플러는 디지털 혁명, 통신 혁명, 사회 혁명, 기업 혁명과 기술적 특이성 등에 대한 저작으로 유명하다.

‘제3의 물결’에서는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역사적으로 분석·기술하면서 그 과거 문명을 기반으로,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문명을 조명하고 기업과 가족생활, 기술, 정치 변화의 고리를 고찰했으며, ‘권력이동’을 통해서는 사회를 통제하는 힘이 물리적인 힘과 경제력에서 지식으로 진행되는 현상을 짚었다.

2006년 출간된 ‘부의 미래’에서는 미래의 부가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견했다. 책은 단순히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부가 아닌, 문화와 문명이라는 좀 더 커다란 구조 속에서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부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변화하며, 또 어떻게 이동하는지 등을 제시했다.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난 토플러는 뉴욕대에서 영어를 전공하던 중 부인인 하이디를 만났다. 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 중서부 지방에서 5년간 노동자로 산업사회의 대량생산의 현장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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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러가 노동자로 일하는 동안 아내 하이디는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하면서 노동조합의 간사로 일했다. 토플러는 이때 노조의 지원을 받는 신문에서 일하면서 기자 경력을 쌓았고, 펜실바이아 데일리지의 워싱턴 지국에서 일하게 되면서 3년 동안 미국 의회와 백악관 출입 기자를 하게 됐다.

이후 뉴욕으로 돌아가 포춘(Fortune)지의 노동관계 컬럼니스트로 일했고 이때부터 경제와 경영 그리고 기술과 기술에 의한 영향에 대한 관심사를 넓혀간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에는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톰 존슨과 함께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했으며 이 회사를 통해 그가 가진 아이디어들을 실현화하는 활동을 벌였다.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미국뿐 아니라 국내 민간단체, 일반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의 앞선 생각은 전 세계 지도자와 기업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전 총리인 자오쯔양, 소련의 전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은 그를 멘토로 삼았다.

자오쯔양 전 총리는 ‘제3의 물결’을 이야기하며 중국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의 첫 비정부기구(NGO)에 토플러를 포함시켰다.

국내 지도자들 역시 토플러의 조언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에 청와대에서 토플러와 의견을 나눴다.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는 홈페이지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재단과 관련해 토플러에게서 도움을 구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06년에 토플러와 면담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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