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중소형 빌딩 매물을 찾고 있던 A씨는 최근 경기도 안양으로 눈을 돌려 안양 1번가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빌딩을 27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A씨가 사들인 빌딩의 임대수익률은 6% 수준이다.
# B씨는 수원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는 최근 수원시장에 위치한 근생빌딩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B씨가 매입한 빌딩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매입 금액은 19억원이다. 임대수익률은 6%를 웃돈다.
30일 중소형 빌딩중개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서울 지역에서 중소형 빌딩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고액자산가들이 안양이나 수원 등 수도권 핵심 상권의 꼬마빌딩으로 눈길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경기·인천 지역의 중소형 빌딩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형 빌딩중개 업체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거래된 500억원 이하의 중소형 빌딩 중 경기·인천 지역의 거래 건수는 67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500건)의 약 13.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한해 10.02%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서울에서 △50억원 이하의 꼬마빌딩 매물이 부족한데다 △수익률 역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그간 인기를 모은 서울 지역의 5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서울 지역의 5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는 지난해 2·4분기 212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올 1·4분기에는 124건으로 감소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
원종성 리얼티코리아 상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임대 수익률 5%대의 물건을 찾는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기대수익률이 강남 지역은 3%, 강북 지역은 4%대까지 낮아졌다”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수도권 지역의 상권에서 5% 이상의 수익률이 나오는 빌딩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수도권은 주로 50억원 이하의 매물이 많은 만큼 서울에서 50억원 이하의 중소형 빌딩 투자에 관심이 높았던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분간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인해 지금 당장은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아 중소형 빌딩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중소형 빌딩은 실물 자산이고 장기적인 투자 대상이다 보니 브렉시트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소형 빌딩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서울에서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수도권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알짜 매물 발굴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