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통계개발원 10돌] 빅데이터 활용 국가통계 퀀텀점프 이끈다

'시선 추적기'로 응답 오류 ↓

인구주택 총조사 효용성 높여

기존 GDP에 담지 못했던

'국민 삶의 질' 지표도 개발

조사원 방문 없이도 통계작성

공공자료 활용 기법 개발나서

30일 대전 통계센터에서 열린 통계개발원 개원 10주년 기념식에서 유경준(왼쪽 두번째) 통계청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제공=통계청30일 대전 통계센터에서 열린 통계개발원 개원 10주년 기념식에서 유경준(왼쪽 두번째) 통계청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제공=통계청


카메라처럼 생긴 대형 기계가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한다. 눈동자가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얼마나 오래 멈춰 있는지, 이리저리 흔들리지는 않는지 정밀하게 따라가 녹화를 한다. 녹화된 화면은 데이터베이스(DB)화돼 철저한 분석 과정을 거치고 이는 연구개발에 활용된다. 마치 첨단 과학 연구소나 의학 실험실 풍경 같지만 통계청 산하 통계개발원에서 사용하는 ‘시선 추적기(eye-tracking)’라는 기계의 움직임이다.

시선 추적기는 지난 2015년 실시 된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빛을 발했다. 5년에 한 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인구주택 총조사 질문지를 응답자 편의를 위해 최적화했다. ‘항목’ 중심 문답체계를 ‘개인’ 중심으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과거 질문지는 “종교가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한집안의 아버지·어머니·자녀 등의 답을 모두 기록한 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시선 추적기는 이 과정에서 응답자의 시선이 이리저리 다른 문항으로 오락가락하는 등 집중력이 흩어지는 현상을 포착했다. 2015년 조사부터는 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모두 처리한 후 어머니에 대한 물음을 이어가는 식으로 바꿨다. 그 결과 가구원별로 응답 오류가 대폭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인구주택 총조사 인터넷 조사표를 마우스 휠을 넘기는 ‘스크롤링’ 방식에서 책장처럼 페이지를 넘기는 ‘페이징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높은 참여율로 이어졌다. 인터넷조사 참여율은 48.6%로 목표였던 30%를 훌쩍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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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추적기로 효율적인 조사응답 체계를 이끌어낸 통계개발원이 7월1일 개원 10주년을 맞는다. 현재 개발원은 국내총생산(GDP)이 담지 못하는 국민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삶의 질’ 지표를 개발, 공표하고 있다. GDP는 경제 전체의 성장 속도는 보여주지만 개개인의 여가시간, 근로시간, 통근시간, 가족관계 만족도 등은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세부내용을 보면 일자리 만족도, 1인당 주거면적, 주거환경 만족도, 학교생활 만족도, 가족관계 만족도, 사회안전에 대한 평가, 삶에 대한 만족도 등이 포함된다.

통계개발원 활동의 또 다른 축은 ‘한국의 사회동향’이라는 한국사회 종합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이다. 통계개발원은 매년 인구·가족·교육·건강·노동 등 국민 생활 변화를 발표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저출산 원인 중 ‘무자녀 가정’ 문제의 경우 만혼 탓도 있지만 고학력 여성이 속한 가정에서 아이를 안 낳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정확히 짚어냈다.

통계개발원은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가통계를 퀀텀 점프(대약진)시킬 계획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4차산업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자료수집과 국가통계 활용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공공자료 활용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 조사원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할 필요없이 자료만으로 편리하고 정확한 통계 작성기법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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