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슈&워치] 또 '夏鬪' 전운...정치파업 이젠 안된다

현대차·중공업 공동투쟁 추진

민노총·금속노조도 파업 예고

"가뜩이나 불황인데 명분없어

기업 경쟁력만 갉아먹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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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는 재벌개혁운동을 선언하면서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공동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옛 현대가(家)의 일원이었지만 지금은 갈라진 두 회사가 다시 뭉쳐 대규모 시위 내지 파업을 하겠다는 뜻이다.


두 회사가 함께 파업을 하면 23년 만의 첫 공동투쟁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상할 게 없다. 이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다음달 20일 산하의 모든 조직과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과 대규모 투쟁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맞춰 금속노조는 다음달 22일과 23일을 금속노조 파업일로 잡아놓았다. 30일까지 주요 지부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라는 방침도 전달했다. 파업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에도 또다시 ‘하투(夏鬪)’ 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습관적으로 되풀이돼왔지만 올해처럼 대외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들만의 투쟁’은 계속되는 셈이다. 이미 7월은 각종 투쟁으로 얼룩졌다. 금속노조 외에도 건설노조가 노동3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7월6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조선3사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맞서 언제든지 파업 카드를 꺼내겠다는 입장이고 자동차노조도 임단협에서 사측에 양보할 생각이 없다. 마침 30일 정부의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발표에서 조선3사가 빠지면서 투쟁 분위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하투’가 ‘정치파업’으로 명분도 실익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노총이 파업의 주요한 명분으로 삼은 노동개혁은 사실상 추동력을 잃었다. 경제5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회 구성이나 개헌과 대선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 5개 법안은 처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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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3%로 낮췄다.

불황에 노동조합 내부에서조차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의 습관적 파업에 피로감이 나타난다. 조선업 일자리 문제는 노조가 충분히 다룰 수 있지만 글로벌 업황 부진에 따른 근본적 체질개선과 임직원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와 당국의 시각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브렉시트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지는 와중에 명분 없는 파업은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뿐”이라며 “구조조정 중인 업종의 경우도 지금 고통이 따르는 외과수술로 전체를 살릴지 아니면 나중에 더 큰 손실을 볼지를 따져보면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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