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기회를 찾지 못하던 우리 수출이 1년 만에 최소 감소 폭을 보이며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액이 45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6월(-2.7%) 이후 최소 감소 폭이다.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 폭을 이어가긴 했지만 각종 수치들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6월 일평균 수출액은 19억 7,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기준 수출은 2.4% 늘어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2개월 연속 증가했다.
6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줄어든 337억달러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수출·수입액은 지난해 1월부터 18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116달러로 53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효자 품목은 선박이었다. 지난달 해양플랜트 3척, LNG운반선 3척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이 팔리면서 선박수출 금액은 51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9.6% 늘어났다. 마이너스 증가율이 16.7%에 달했던 5월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 폭이다.
컴퓨터도 19.8%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SSD 수출이 증가로 전환된데다 해외생산기지로 나가는 부품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0.5%)을 기록해 주목을 끌었다. DDR 4GB 메모리 단가가 상승하고 스마트폰 메모리 D랩 탑재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면 자동차(-12.3%), 평판디스플레이(-25.2%), 석유화학(-10.7%), 석유제품(-27.3%), 일반기계(-4.6%) 등 품목은 낙폭을 확대하며 우려를 키웠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수출이 9.9% 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고 인도와 CIS도 각각 증가세로 전환됐다.
수출이 1년 만에 최소 감소 폭을 기록했지만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경기 부진과 저유가·공급과잉 등 우리 수출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하고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9.4%)과 일본(-3.4%), EU(-16.4%), 미국(-7.0%)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수출 전선에 또 다른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6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등 부정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회복 기반은 유지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