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동성애자가 남성 노숙자 2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3일 오후 4시 31분께 부산 동구 김모(66)씨의 월세방에서 남성 2명이 침대 위에 나란히 숨져 있는 것을 집주인 A(6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장 김씨의 소재를 파악,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에 있는 한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피의자 김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동성애자인 김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 30분께 여장을 하고 부산역으로 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다. 남성 노숙자 2명에게 “술 한잔 하자”며 자신의 방으로 유인했고 술에 취해 김씨를 여자로 착각한 노숙자 2명은 서로 먼저 성관계를 맺겠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김씨와도 다툼이 발생했고 자신에게 욕설을 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경남 양산시로 도주한 뒤,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은 적이 있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사이 김씨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집주인인 A씨에게 전화해 “아는 동생이 찾아오더라도 방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당부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김씨에게 살해당한 노숙자 2명의 시신은 발견당시 부패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피해자 가운데 박모(53)씨는 목과 가슴 등 27곳이 흉기에 찔려 피를 많이 흘린 상태로, 이모(45)씨는 스카프로 목이 졸려 숨진 채로 각각 발견됐다.
한편 김씨는 2008년 10월에도 여장을 하고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만난 남성(당시 45세)을 자신의 방으로 유인한 뒤 살해한 혐의가 드러났다. 7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지난해 6월에 출소한 뒤 약 1년 만에 재범을 일으킨 것이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