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다만 투자자는 혹시라도 나타날 후폭풍에 대비해 안전자산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브렉시트를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이때는 금융사들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고갈되며 주식시장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브렉시트는 이와 달리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게 되면서 자금 이동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빠른 안정은 브렉시트 위험에 대비했던 헤지펀드의 환매수(숏 커버링)에 힘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자 헤지펀드가 위험 자산 숏 커버링에 나선 것 같다. 또한 브렉시트가 마무리되려면 2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다가올 위험이 아니므로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다.
물론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사와 기업이 규제 관련 불확실성으로 영국 내 거점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성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된다.
앞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은 이벤트보다는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변수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는 상장사의 2·4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브렉시트가 기업의 실적 전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확인하길 원한다.
전 세계 경제는 장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도 상장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안전자산 투자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으로 판단한다.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채권의 투자 매력은 반감됐다. 주요국의 금리 인하 정책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정책금리보다 높아졌다. 이를 고려하면 글로벌 배당주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을 수 있다.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상당 기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다. 최근 글로벌 자금은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 종목별 대응 전략 대신 전체 주가 지표의 흐름을 봐야 할 때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