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유명 래프팅 시설서 '뇌 먹는 아메바' 검출

18세 감염자 일주일 만에 사망…'충격'

CDC, 수질 위생 시스템 고장 가능성 제기

뇌 먹는 아메바./출처=연합뉴스뇌 먹는 아메바./출처=연합뉴스


미국의 유명 아웃도어 레포츠 시설에서 ‘뇌 먹는 아메바’가 검출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일(현지시각)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근교에 있는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의 물을 채취해 검사해보니 표본 11개에서 모두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CDC의 전염병 전문의인 제니퍼 코프 박사는 “이런 환경에선 볼 수 없던 ‘뇌 먹는 아메바’가 다량 검출됐으며 이것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라면서 “수질 위생 시스템의 고장으로 벌어진 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화이트워터는 급류를 뜻하는 것으로 보통 아메바에는 수온이 따뜻한 호수나 강에 기생하기 때문에 빠르게 흐르는 급류에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수질 위생 시스템이 고장 났을 시에 각종 쓰레기 등으로 급류가 탁하게 변하고, 뇌 먹는 아메바를 죽이는 염소나 자외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메바의 증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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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먹는 아메바’는 주로 오염된 물에 기생하며 수영하는 사람의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한 뒤 세포를 파먹고 뇌를 붓게 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감염됐을 시에 처음에는 두통과 열병 증세를 호소하다가 나중엔 뇌 손상으로 인한 구토와 환각증세, 마비 증세를 보이게 된다. 감염 후 사망에 이르는 기간은 1~9일로 매우 빠른 편이다.

이 탓에 오하이오 주 출신 고교 졸업생인 로런 시츠(18)는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에서 래프팅을 즐기고 돌아간 지 일주일만인 지난달 19일에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

래프팅과 카약, 산악자전거 등 아웃도어 레포츠를 즐기는 유명 시설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출처=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캡쳐래프팅과 카약, 산악자전거 등 아웃도어 레포츠를 즐기는 유명 시설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출처=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캡쳐


한편 이번 사건이 벌어진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는 2006년에 개장한 세계 최고의 인공 급류 레크리에이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웃도어 레포츠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 올림픽에 출전하려는 카누와 카약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개방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의 병원균 검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보건 당국에게 적발되어 미국 언론은 앞으로 관련 규정 개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뇌 먹는 아메바가 다량 검출된 급류 수로는 지난달 24일 폐쇄됐다.

이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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