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 변하면 서든데스’ SK만의 문제 아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엊그제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slow)가 아니라 서든데스(sudden death, 급작스런 죽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가 망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계열사 경영진에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특히 그룹 체질개선을 위해 사업모델 혁신, 일하는 방식 등 기업문화 혁신, 자산 효율화 등 3대 부문의 혁신을 강조했다.


이번 최 회장의 발언은 한마디로 SK그룹 전반에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1993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연상시킨다. 그때의 삼성만큼 SK도 절박한 상황이라는 게 최 회장의 인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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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SK그룹의 경영지표는 일제히 적신호가 켜졌다. ㈜SK·SK텔레콤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이익이 둔화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런 경영여건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내수 동반부진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신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의 급부상 등으로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이날 회의에서 전쟁이나 죽음 등 격한 표현을 쓴 이유를 이해할 만하다. 이 같은 위기감을 SK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삼성과 LG그룹이 사업재편을 서두르고 조직문화 개혁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는 4차 산업혁명까지 거론될 정도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이든 나라든 지금 변하지 않으면 도태는 시간문제다. 졸면 죽는다는 각오로 혁신에 더 속도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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