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중국과 격차 점점 벌어지는 韓 조선 수주

상반기 27척 불과... 역대 최저 수준

하반기 이란 등에서 수주가뭄 해갈 기대하나

브렉시트로 선박금융 경색 불확실성

국내 조선 업계가 올 상반기에 ‘역대 최저 수주’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과의 수주실적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4일 클락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상선 발주량은 225척, 63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727척, 1,804만CGT)의 약 3분의1수준으로 줄었다. 한국 조선소의 상반기 수주실적은 27척, 83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51척, 685만CGT)에 비해 90% 가까이 급감했다. 이는 클락슨이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96년 이래 최악의 수주실적이다.

반면 중국은 상반기에 92척, 242만CGT의 수주실적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342만CGT(194척)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자국 발주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선방했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이탈리아에도 밀렸다. 2위를 차지한 이탈리아는 크루즈선 발주 호황에 힘입어 8척, 89만CGT의 일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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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업계에서는 발주량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은 각오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 가뭄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올해 초 현대중공업은 삼호중공업을 포함해 연간 157억달러의 수주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108억달러, 125억달러의 수주목표치를 내놓은 바 있다.

조선사들은 올해 말까지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수주실적이 전무했던 삼성중공업은 올 하반기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사가 발주하는 해양플랜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에니사는 25억달러에 달하는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 해양플랜트(FLNG)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또 인도 국영 가스공사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입찰에 현지 조선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낙찰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란에서 수주 영업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란 국영선사 IRSL과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0척과 벌크선 6척 건조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IRSL은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에 1만4,5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란 국영 석유업체(NIOC)의 자회사와 원유시추용 해양플랜트 잭업리그 5기 수주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변수로 영업 여건이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IHS는 “선박금융을 주로 제공하는 유럽 은행들이 브렉시트의 타격을 크게 받았다”며 “이로 인해 선주사들이 발주 시기를 더욱 늦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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