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정권열 JMC 대표 "日 미웠지만 알아야 이긴단 생각으로 부딪혔어요"

헤어디자이너로, 미용기기로 日 제패

국내 안주 않고 38세 日 건너가

전일본이미용선수권대회 우승

"韓人 설친다" 텃세에 일 접고

고데기 등 미용기기 사업 시작

올부턴 美·中 등 본격 해외진출

"경력 35년 내공 깃든 우리 제품

일제보다 낫단 말 듣게 될 것"

정권열 JMC 대표와 헤어 미용기기 제품을 홍보하는 가수 조정민씨가 JMC의 HIPPA 고데기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JMC정권열 JMC 대표와 헤어 미용기기 제품을 홍보하는 가수 조정민씨가 JMC의 HIPPA 고데기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JMC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가 3년제 미용학교를 졸업한 후 전일본이미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미용기기사업까지 펼쳐 일본 시장을 제패한 후 세계 시장 정복에 나선 한국인이 화제다.

주인공은 일본 도쿄 북쪽 사이타마현에서 연매출 200억원 규모의 미용기기회사 ㈜JMC를 운영해온 정권열(55) 대표.


그는 남들이 4년제 대학에 올인할 때 세계 최강의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도쿄 시부야에 있는 3년제 미용학교에 진학했다.

“어떤 분야에서든 하나의 획을 그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 일본을 상당히 미워했지만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강이라 일본에서 부딪혀보고 알아야 일본을 이기든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 미용학교에서 일본인 아내(기타우라 에미코·55)도 만났다.

졸업 후 그는 지난 1980년대 최고의 미용실이라 할 수 있는 서울 압구정동 ‘이가자 미용실’에서 일하며 명성을 날렸다. 당시 톱 여배우인 황신혜 등 유명 연예인들의 헤어를 담당했다.

두 자녀가 자라 초등학교·유치원에 입학하자 일본을 알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38세이던 1999년 현해탄을 건넜다.


그는 세계 1위 일본 SPC미용그룹의 요코야마 요시유키(76) 회장을 찾았고 그에게 세계 이미용 챔피언이었던 시부야 기쿠코(65)를 소개받아 스승으로 모시고 문하생으로 세계 최고의 미용기술을 전수받았다. 그는 스승의 권유로 전일본이미용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관련기사



“당시 후지TV 여자 아나운서가 제 이름의 발음이 어려워 바로 호명하지 못하고 2~3분간 머뭇거렸어요. 잠시 후 이름이 불렸을 때 울컥했지요. 보이지 않는 장벽 때문이었는지 가슴이 벅차고 후련했어요.” 연 1회 개최되고 일본에서 20만여명이 예선에 참가해 1등과 2등으로 선발된 사람만 도쿄에서 결승전을 벌이는 이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것이다.

2년 반가량 일본에서 일하고 그 사이 미용대회 우승도 했지만 일본인의 텃세가 적지 않았다. 그는 스승에게 누가 되는 듯해 스승의 만류를 애써 뿌리치고 스스로 그곳에서 나왔다.

막상 나와보니 할 일이 없었다. 고심 끝에 한국에서 김 제조기를 도입해 한국산 김을 판매하기도 했다.

2005년 미용대회 우승으로 인연을 맺게 된 일본미용협회를 통해 미용기기 판매를 시작했다. 진동 디지털 펌기, 헤어트리트먼트(영양제), 펌약 등을 개발해 판매했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헤어디자이너였기에 기존 미용 관련 제품의 불편한 점과 그것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그의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고가 정책을 펴 순이익도 20%나 된다고 한다.

그가 개발한 ‘HIPPA 헤어 아이롱(고데기)’은 도쿄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니혼바시 지역의 ‘마스다마스 미용전문백화점’ 제품 중 6년째 판매율 단독 1위를 기록하고 있다. 32만원(세금포함)으로 일반 고데기 5만~10만원의 3~4배에 달해도 찾는 사람이 줄을 잇는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한국·중국·미국·홍콩·인도·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최근 미모의 글래머 가수 겸 배우로 한국과 중국의 남심을 저격하고 있는 조정민의 소속사(루체엔터테인먼트)와도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 헤어전시회에서도 인기 끌며 많은 업체와 상담을 벌였다고 한다. 이 고데기는 한국의 부천 공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제조된다.

“미용 경력 35년에 선진 시장인 일본에서 공부하고 체험했기에 머지않아 그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일본제 하면 보지도 않고 구매하지만 전 세계인에게 한국 기업의 제품이 일본제보다 더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오현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