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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셰익스피어 나쓰메 소세키를 읽다

사후 100주년 맞아 장편소설 전집 완간

나쓰메 소세키./사진제공=현암사나쓰메 소세키./사진제공=현암사




“나는 외로운 사람이지만 어쩌면 자네도 외로운 사람이 아닐까? 나는 외로워도 나이를 먹었으니 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아직 젊은 자네는 그렇게 하기 어려울 거야.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움직이고 싶겠지. 움직이면서 무언가와 부딪쳐 보고 싶을테지.”(‘마음’ 중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마음’은 죽음에 이르는 인간 심리와 근대화 속에 놓인 고독한 지식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지난 메이지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지만, 그의 작품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지금의 우리에게 와 닿는다. 인간의 문제에 깊이 천착하고, 인간 마음속 심연까지 접근해 들어간 그의 작품 세계는 지금 시대를 살고있는 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일본의 셰익스피어’,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 ‘국민 작가’라 불리는 만큼 그는 살아생전에 소설뿐 아니라 수필, 한시, 하이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썼다. 특히 ‘소설이 없던 시절의 소설가’로 평가받는 만큼, 그가 쓴 소설은 빼놓고는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없다. 소세키의 장편소설 전집이 완역 출간되면서 국내 독자들도 한 눈에 그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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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을 맞아 그의 소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편소설 전집(현암사 펴냄)이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발표한 1905년부터 사망한 1916년까지 써내려간 그의 작품 14권이 담겨 있다. ‘마음’, ‘명암’, ‘산시로’ 등 우리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빠져 있었던 ‘태풍’, ‘갱부’와 같은 작품까지 온전히 접할 수 있다.

1905년 잡지 ‘호토토기스’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재하면서 인기 작가로 급부상한 소세키는 1916년 ‘명암’ 집필 중에 위궤양으로 사망할 때까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을 끊임없이 던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불안과 고통, 두려움 등이 읽히는 그의 작품은 그의 개인사와 맥이 닿아 있다. 소세키의 생애는 그의 작품처럼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었다. 1867년 명문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소세키는 집안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두 번이나 다른 집에 양자로 보내지는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중학생 때 어머니를 여의고, 큰형과 둘째 형을 폐결핵으로 잃었으며 결혼한 뒤에는 아내가 유산의 충격으로 투신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 자신 역시 평생 위통을 앓았고 신경쇠약, 두통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상실과 고통에 대한 기억을 작품 속에서 차분하고 담담하게 서술했으며, 불안하고 나약한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끈질긴 희망을 놓지 않았다. 재일 한국인이자 ‘고민하는 힘’으로 잘 알려진 강상중 교수는 소세키에 대해 “인간관계 안에 숨어있는 에고이즘과 고독,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그려낸 선구적인 작가”라고 평가했다.

나쓰메 소세키./사진제공=현암사나쓰메 소세키./사진제공=현암사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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