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산업 1위인 한샘은 지난 6월 27일 중대형 평형 전용 욕실 상품을 출시했다. 부엌가구의 대명사로 통하는 한샘은 2011년 말 욕실 브랜드 ‘하이바스’를 론칭한 뒤 4년 만에 매출규모를 3배 이상 키워냈다. 한샘이 현재 홈데코레이션 사업 가운데 손 대지 않은 곳은 건자재가 유일할 정도로 활동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한화L&C는 건자재 시장 노하우를 기반으로 가구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벽지시장과 가구시장 진출을 선언한 한화L&C는 올해 가구사업에서만 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특판시장 위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멀지 않은 시점에 일반가구시장으로의 진입계획도 마련해 둔 상태다.
한화L&C 관계자는 “건자재 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가구시장 진입에 도움이 됐다”며 “건설사들의 대기업 브랜드 선호심리가 강해진 것도 연착륙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홈 데코레이션 시장 내 무한경쟁 양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정돼 있는 까사미아는 조달자금을 활용해 욕실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고품격 가정용 가구 브랜드로 출발한 까사미아는 현재 사무용 가구시장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이밖에 건설업체인 아이에스동서는 2014년 ‘이누스바스’라는 욕실 리모델링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건자재 대기업인 KCC는 욕실 브랜드 ‘Q바스’와 홈인테리어 브랜드 ‘홈씨씨’를 통해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외국계 원목가구 브랜드인 고트레는 실내조경식물, 조명시장으로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홈 데코레이션 시장 안에서 업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집방(집꾸미기 방송)’이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과거 같으면 전문가 손을 빌려야만 가능했던 도배 등의 홈인테리어가 이제는 개별 소비자 직접 한다
여기에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그 동안 잠재됐던 리모델링 수요가 만개하고 있다. 한 예로 리모델링의 주된 대상인 욕실시장의 경우 올해 3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20%가 넘는 초고속성장세다.
가구시장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늘어날수록 홈 데코레이션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구산업은 전형적인 내수시장이라는 점도 각 업체들의 영역 허물기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