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로 탈퇴가 가결된 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디어 시장에서도 미디어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집TV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본방 사수를 위해 귀가 시간을 걱정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지하철·버스에서 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면서까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영화를 보는 모습은 보편화됐다. 집TV의 채널 점유를 위해 가족들이 싸우는 풍경도 옛날이 됐다. 거실에서, 안방에서, 각자 가족들이 개인TV를 본다. DMB, 지상파방송사의 푹(pooq), 유료방송사의 모바일tv, 포털의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등 미디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은 너무 다양하고 많아졌다.
2013년 3월 미국 미디어 시장 조사업체 닐슨사는 미국 전체 가구의 약 5%(500만명)가 제로TV 가구라고 발표했다. 젊은 층, 무자녀, 1인 가구가 중심이 된 이들 가구는 집TV 대신 OTT(Over The Top)서비스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가구이다. 이런 가구를 제로TV 가구라 한다.
국내에서도 롱텀에볼루션(LTE), 5세대통신(5G),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등 무선인터넷 발달과 스마트폰 대중화, 1인 가구수의 지속적인 증가로 제로TV 가구가 확산되고 있다. 제로TV를 주도하는 층은 20~30대 층이며 스마트폰·태블릿기기·PC 를 이용한 TV 시청이 일반화되고 있다.
올 1월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의 설립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방송 컨퍼런스에서 ‘TV방송은 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 했고 CES2016 기조연설에서는 세계 160개국으로 넷플릭스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의 견해처럼 과연 TV방송이 20년 안에 사라질 것인가.
다시보기(VOD), 몰아보기 시청(Binge Watching), 시공간 제약이 없는 콘텐츠 소비형태가 대세라고 하지만 라이브방송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미디어소비자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미디어 플랫폼을 선택할 것이다. 집TV의 ‘화면의 크기와 초고화질’이 주는 감정몰입, 모바일 기기의 ‘시공간의 자유로움’이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국내 미디어산업은 이미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상파·케이블TV·위성방송·IPTV·DMB 등 방송산업 구조는 크게 흔들리고 있고 유료방송과 OTT서비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미디어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방송 시장의 주인은 미디어소비자다.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의 니즈를 수용하지 못한 기업과 산업은 서든데스(sudden death)가 될 수 있다. 국내 방송·통신·미디어 시장 재편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티벡시트(TV로부터 이탈, TV EXIT) 현상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이동복 티비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