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의 '공급 중시 개혁'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

[FORTUNE'S EXPERT] 윤창현의 '글로벌 전망대'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 회의에서 “공급 구조개혁을 강화하고 공급체계의 품질과 효율제을고 해 중국 경제성장의 강력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 회의에서 “공급 구조개혁을 강화하고 공급체계의 품질과 효율제을고 해 중국 경제성장의 강력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급 중시 개혁’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공급 중시 개혁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에 대한 감세와 규제완화 조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부실기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시행해 효율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 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 주가가 상승하고 뉴욕 증시가 전반적인 상승세로 돌아선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발표가 나올 당시 애플의 CEO 팀 쿡은 중국에서 중국판 우버인 ‘디디충싱’을 방문하고 있었다. 애플이 디디충싱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이 애플에 투자한 액수가 약 10억 달러, 그리고 애플이 디디충싱에 투자한 돈이 10억 달러 정도이다. 디디충싱은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워런 버핏, 애플, 디디충싱 간에 이루어진 움직임은 흥미로웠다.


성장세가 주춤한 애플이 중국판 우버에 해당하는 디디충싱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고, 그 애플에게는 워런 버핏이라는 최고의 투자가가 투자하고, 디디충싱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삼각형이 그려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 기업들이 몸부림을 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돈을 유치하는 등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열심히 움직이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시진핑 주석의 ‘공급 중시 개혁’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일대일로(一帶一路 ·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하는 말)를 통해 ‘시(시진핑)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은 시진핑 주석은 ‘신창타이(新常態, 뉴노멀)’라는 과제를 제시하였고 중국의 중속 성장은 기정사실화되었다. 시 주석은 때에 맞게 경제분야를 포함하여 적절한 화두를 제시해 왔다. 최근에는 공급 중시 개혁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많은 구체적인 계획까지 가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인즈적 처방전이 그동안 경제정책의 중심이었다면 이제 공급 중시 경제학적 처방까지 가미한 경제정책이 실행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공급 중시 경제학은 신자유주의적인 흐름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주장이다. 1980년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한 주장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그의 이름을 따서 레이거노믹스라는 정책 패키지가 나오기까지 했다. 공급 중시 경제학은 감세, 규제완화, 작은 정부 등이 주요 화두이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의 환경을 개선하고 체질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세금을 깎아주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초점이다. 케인즈 경제학이 수요관리에 중점을 두었다면 공급 중시 경제학은 기업과 근로자의 투자의욕과 근로의욕을 제고하여 경제의 공급부문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심이다. 예들 들어 세율이 너무 높아지는 경우 근로의욕과 투자의욕을 꺾어버릴 수 있으므로 세금을 줄여서 이러한 의욕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감세가 투자와 근로의 유인체계를 제공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러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급 중시 경제학에 민영화, 자유자본이동, 자유무역 등의 과제들이 추가되면서 ‘워싱턴 컨센서스(중남미 개발도상국에 대한 미국식 자본주의 국가발전 모델)’가 탄생하였고 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그룹에서 이러한 흐름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르기 시작한 바 있다.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신자유주의적 정책 처방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면에서 중국 당국이 또 하나의 ‘흑묘백묘’식 접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있다. 공급 중시 개혁은 주로 기업의 구조조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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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공급 중시 개혁 자체는 기술,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 배분과 활용 시스템을 개혁해 생산효율 최대화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중국이 수요확대와 자원투입을 통한 성장정책을 사용한 관행을 일부 수정해 자원배분을 효율화하고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혁하여 효율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전략이 공급 중시 개혁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감세와 규제완화 등이 주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기업 영업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부실기업에 대해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여 공급부문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 이러한 화두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인 중앙재경영도소조회의에서 “공급 구조개혁을 강화하고 공급체계의 품질과 효율을 제고해 중국 경제성장의 강력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급 중시 개혁을 중국 경제의 핫이슈로 부상시키면서 필요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우리는 어떤가. 20대 국회가 협치를 주제로 출범하였지만 출발부터 국민의당 리베이트 파문이 불거지고 명분 위주의 나눠먹기식 정책이 담긴 법안들이 대거 제출되기 시작했다. 특히 야당은 법인세 인상안을 들고 나오면서 기업의 투자유인을 감소시키고 있다. 그동안 어렵게 키워낸 기업들을 잘 관리해주고 영업환경을 개선해주기는커녕 이들의 투자의욕을 오히려 꺾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공급 중시 개혁을 추진하면서 기업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고 세금을 깎아주며 규제를 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뻔히 보면서 기업환경을 오히려 더 열악하게 만드는 개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법인세를 인하해도 부족할 판에 인상을 하는 것은 시의적절치 못한 정책이다. 기업을 옥죄기보다는 공급 중심적 처방을 통해 기업들의 영업환경을 개선하면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중국의 공급 중시 개혁 움직임을 잘 보면서 우리도 이러한 정책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발등의 불이 된 구조조정 작업까지 잘 마무리함으로써 공급부문을 키우고 다듬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창현 교수는…
▲1960년 충북 청주▲1979년 대전고 ▲1984년 서울대 물리학과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1993년 미 시카고대 경제학박사 ▲1993~1994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1995~2005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2005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12년~2015 한국금융연구원장 ▲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윤창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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