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CEO 모셔요"…산학협력 업그레이드 나선 대학

기업임원 초청 단순 강의 벗어나

분야별 커리큘럼 TF 등 직접 운영

실무교육 중심 인재 양성 활발

대학가에 최고경영자(CEO) 모시기 바람이 불고 있다. 산학협력이 대학가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외 주요 기업 CEO와 임원 출신 인사를 영입해 고급 교육을 제공하고 기술이전 활성화 등 산학협력 내실화를 꾀하는 대학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플랜트·해양 등의 분야에서 고급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대 엔지니어링개발연구센터(EDRC)는 대기업 출신 전·현직 CEO와 임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강의로 눈길을 끌고 있다.


STX중공업 대표이사 출신인 이찬우 서울대 EDRC 교수, 전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인 최현대 서울대 EDRC 교수,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출신인 기의석 PTSI 사장 외에 SK이노베이션·현대엔지니어링·삼성엔지니어링 등의 전직 임원들이 참여 중이다. 전체 교수진의 80%가 기업체 경험이 있을 정도로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을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특히 단순 강의에 머물지 않고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 중심의 기획위원회와 상무급 임원으로 이뤄진 분야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CEO 출신 교수들이 직접 교육 커리큘럼 TF를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실무 경험이 풍부한 기업체 인사들이 제공하는 강의는 고부가가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플랜트·해양 등 전통 제조 산업군이 고급 인재를 수혈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고급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한 실무 교육을 대학가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런 관심사를 반영하듯 석박사 대학원생, 기업재직자 등으로 이뤄진 수강생 수 역시 1차 1,015명, 2차 1,392명, 3차 1,842명으로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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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훈 서울대 EDRC 센터장은 “지난달 시작된 4차 프로그램에서는 산업계의 요구에 부응해 해양과 공정 분야에서 범위를 더 넓혀 발전과 해양 관련 강의도 신설했다”며 “4차 프로그램은 지난 3차 강의보다 거의 두 배 많은 약 3,000명의 수강생이 몰릴 정도로 산업계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지난달 대학 최초로 외부 공개모집을 시행해 이희성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를 산학협력단장(부총장급)으로 선임했다. 지금까지 국내 산학협력은 10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따내는 창구역할만 할 뿐 기술이전 사업화와 같은 본연의 모습은 소홀히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엔지니어 출신인 이 단장은 10년 가까이 CEO로 활약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과 기술이전 사업화를 통한 대학 재정확보 등의 업무에 집중할 방침이다. 연구처장과 산학협력단장을 통합 운영해왔던 기존 대학 관행에서 벗어나 연구관리 부분은 연구처장직을 부활시켜 교내 전임교수가 전담하게 된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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