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쯤 명동 이전을 앞둔 대신증권(003540)이 기업공개(IPO)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한때 IPO 강자로 인정받았던 대신증권은 지난 2012년 이후 IB 인력의 대거 이탈로 경쟁력이 떨어졌지만 꾸준히 인력을 보강하고 올해 인수합병(M&A)과 기업지배구조 등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문(Advisory) 플랫폼을 구축해 명가 재건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실제 블룸버그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한국자산신탁과 동양파일·레이언스 등을 상장시키며 시장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했다. 대신증권이 IPO주관 부문(상반기 기준)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블룸버그가 통계 집계를 한 이래 처음이다.
대신증권 IB의 변화는 정태영(사진) IB사업단장(부사장)이 2015년 1월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에서 자리를 옮기며 예고됐다. 정 부사장은 1985년부터 30여년간 대우증권 IB사업 부문 대표로 유가증권 발행 및 주식, 채권 인수 업무 총괄을 담당하며 대우증권 IB를 일군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정 부사장은 대신증권 IB사업단을 전통 IB업무를 담당하는 IB1·2본부와 프로젝트 금융본부 외에도 IB3 본부를 추가하고 올해 ‘어드바이저리(Advisory) 본부를 신설했다. 어드바이저리본부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지주사 전환 등의 복합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특히 대형 IB들과 비교해 열세인 자기자본 규모를 보완하기 위해 인수금융과 투자에 계열사인 대신F&I와 저축은행 등과의 협업을 강화했다. 최근 대신F&I와 협업을 통해 6,000억원대 한남동 부지 매입에 성공하며 부동산 사업 다각화의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년 동안 IB직원도 40명에서 60명으로 늘어났다.
대신증권에서 IB 부문의 수익기여도는 2014년 5%에서 정 부사장이 취임한 후 11%로 증가했고 앞으로 15%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 부사장은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등의 전통적인 IB 부문의 역량 강화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 금융 부문을 확대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쌓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