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경차, 중, 대형차에 끼여...소형차 실종시대

엑센트, 프라이드, 아베오 등

각종 혜택, 수익성 등에 밀려

상반기 판매 전년대비 11.6% 급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 판매가 갈수록 줄고 있다. 유난히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 탓도 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이 더 좋은 중·대형차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소형차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각종 혜택 때문에 판매가 꾸준한 경차와 사양이 고급화되고 있는 준중형·중형차 사이에 끼여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국산 소형차(승용차 기준)는 1만869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배기량 1,000~1,600㏄ 이하의 소형 승용차는 현대자동차의 ‘엑센트’와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한국GM ‘아베오’ 등 3종이다. 엑센트는 올 상반기에 8,017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4.7%가 줄었고 프라이드와 아베오는 각각 42.1%, 49.9% 급감했다.


올 상반기에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총 37만4,781대로 이중 소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했다. 준중형차는 8만2,845대가 팔려 전년 대비 7.8% 늘었고 중형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8%나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 ‘아반떼’가 전년 대비 판매가 31.3%나 늘면서 준중형차 판매 증가를 이끌었고 계속 내림세를 보이던 중형차 시장도 기아차 ‘K5’와 르노삼성자동차 ‘SM6’, 한국GM ‘말리부’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모든 차급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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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의 판매 감소세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09년 30만7,730대이던 1,000㏄ 이상 1,600㏄ 미만의 소형차(스포츠유틸리티차 포함) 내수판매는 지난해 20만8,971대까지 줄었다.

이 같은 소형차 부진의 원인은 △경차와 중형차 중간에 끼인 애매한 차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따른 수요 감소 △신차 출시 지연에 따른 모델 노후화 등 다양하다.

경차의 경우 취득·등록세 면제와 보험료 할인, 유류세 환급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 준중형과 중형차급에서는 사양을 높인 신차가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반면 소형차는 2011년 10월 신형 프라이드 이후 5년째 신차 출시가 없었다. 4세대 프라이드 출시가 올해 말로 예정돼 있지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아베오와 엑센트의 경우 지난해 각각 퍼펙트 블랙 에디션과 튜익스 크래용 등 외관을 차별화한 모델이 선보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이 좋은 중·대형차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바뀌지 않은 한 소형차의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과 유럽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이 소형차 선호도가 낮고 준중형차와 가격 차이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신차 출시가 더 미뤄질 경우 소형차 판매는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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