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깨진 문자 '치유의 그림' 되다…오윤석 개인전

'감춰진 기억-낭만적인 숭고'展

7월31일까지 자하미술관서 열려

예술가 창작의지나 인간의 원한

모두 예술로 치유가능...바이오코드

오윤석 ‘감춰진 기억(Hidden Memories)-1605’ /사진제공=자하미술관오윤석 ‘감춰진 기억(Hidden Memories)-1605’ /사진제공=자하미술관


“그냥 그림이 아닙니다. 사람의 기억 속에 감춰진 다양한 요인에 의한 갈등, 공포와 두려움, 그것들에 기인한 여러 다면성에 대한 ‘치유의 그림’입니다.”

수행자의 태도로 지독하게 작업하는 현대미술가 오윤석(45)은 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미술관에서 막을 올린 개인전 ‘감춰진 기억 - 낭만적인 숭고 (Romantic sublime)’전을 이같이 설명했다.


전시작은 일명 ‘허브(herb) 시리즈’. 작가는 “자신의 감춰진 기억에서 시작된 예술가의 창작 의지와 인간이 갖는 원(怨)과 한(恨)의 실체인 마음의 병을 예술로 치유할 수 있다”며 “작품에 담긴 꽃과 약초, 각종 문구는 현대인을 위한 일종의 ‘바이오 코드’로 그림 각각에 헌화(獻花)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 작가는 대상이나 기억에서 유추된 인상을 주제로 삼아 이를 종교적 경전이나 고백 문의 텍스트 분해, 재조립, 이미지와의 결합 등의 과정을 거쳐 작품으로 드러낸다. 그 결과 추상적인 작품은 해독해야 할 문자인 동시에 매혹적인 그림으로 관객과 마주하게 된다.

관련기사



오윤석 ‘감춰진 기억-허브’ /사진제공=자하미술관오윤석 ‘감춰진 기억-허브’ /사진제공=자하미술관


오윤석은 불경이나 비문, 고서의 한자를 쓴 뒤 새기고 오려내거나 해체한 뒤 재조합 해 시각화 한 작업으로 유명하다. 깨진 문자는 추상화로 재구성돼 마음으로 읽힌다. 또한 전통 한지를 수 천 번 오려내 그 자른 종이를 일일이 손으로 꼬고 먹물을 입힌 작품, 경전 문구를 적어 손톱보다 작고 머리카락 만큼 세밀하게 칼로 그은 작품 등 고행에 가까운 수행 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암 이응노를 기리는 ‘고암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7월31일까지 열린다. 월요일 휴관. (02)395-3222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