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슈&워치]지구촌 '냉전 2.0시대'...격랑의 한반도

한국에 사드배치 선언 이어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 임박

미·중 물리적 충돌 일촉즉발

나토, 4개국에 대규모 파병

'러 군사 위협'에 강경 대응

중국의 미사일 탑재 프리깃함인 연쳉함이 9일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하이난섬과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중국 인민군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군사훈련을 “일상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과 8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발표에 대응한 중국의 무력 시위라고 보고 있다.  /싼야=신화연합뉴스중국의 미사일 탑재 프리깃함인 연쳉함이 9일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하이난섬과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중국 인민군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군사훈련을 “일상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과 8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발표에 대응한 중국의 무력 시위라고 보고 있다. /싼야=신화연합뉴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계기로 한반도가 신냉전 대립구도의 분출구로 부각되는 가운데 남중국해와 유럽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과 중국·러시아가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으로 돌입했다.

올해 초부터 통상과 환율 문제로 사사건건 부딪혀온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이어 오는 12일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로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홍역을 앓고 있는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가열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군비경쟁이 가속화하는 등 세계가 ‘냉전 2.0’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12일 판결을 앞두고 중국 인민군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남중국해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에서 남해·북해·동해함대 소속 함선과 미사일 구축함이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의 포격 훈련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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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사실상 미군을 가상의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팽팽한 긴장 관계를 보여온 미중 양국이 8일 전격 발표된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을 계기로 물리적인 군사상황으로 비약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 사드 배치 결정 발표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PCA 판결을 나흘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이 미중 갈등을 부추기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미중의 패권 경쟁은 특히 미국과 합세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일본-호주-인도와 자국의 경제 위기를 미국 등 서방에 맞선 군사패권 강화로 극복하려는 러시아의 가세로 아시아태평양 전역에 걸친 대립 구도로 번질 태세다. 당장 러시아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러시아는 중국과 동일한 입장”임을 강조하며 동북아에 군사력을 재배치하는 등 군사대응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아베 신조 정권이 이날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본격적인 개헌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한중일 등 동북아의 긴장감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서방 대 러시아의 군사대치가 심화하고 있다. 나토는 지난 8∼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폴란드와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러시아 접경 4개국에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는 냉전 이후 나토의 최대 규모 파병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도 아니지만 냉전 상황도 아니다”라면서도 러시아 문제에 있어 나토 회원국이 단합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나토의 파병 결정이 알려지자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나토의 움직임이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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