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냉전 2.0시대]北 SLBM 도발...북핵공조 흔들...한반도 '사드 난기류' 속으로

北, 사드배치 다음날 발사

"지속적 실험의 하나" 분석속

"긴장고조 기회로 악용" 주장도

대북제재 구도 틈 벌어져

중러, 北에 유화적 태도 전망

칠곡선 3,000명 반대시위

국내 반대 목소리도 고조

북한이 9일 오전11시30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미사일은 물 밖으로 솟아올라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10여㎞ 고도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지난 4월23일의 SLBM 발사 모습.  /연합뉴스북한이 9일 오전11시30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미사일은 물 밖으로 솟아올라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10여㎞ 고도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지난 4월23일의 SLBM 발사 모습. /연합뉴스




한반도 주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북한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공식 발표된 다음날 동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 긴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배치 후보지로 알려진 경북 칠곡 주민 3,000여명은 반대 시위를 펼쳤다.


◇북 SLBM 발사, 어떤 의도?=북한은 지난 9일 오전11시30분께 신포급(2,000톤급) 잠수함에서 SLBM 1발을 수중에서 쐈다. 함경북도 인근 해상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수면 위로 튀어 올라 점화에는 성공했으나 10여㎞ 고도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올해 SLBM 발사는 지난 4월23일 이후 두 번째다. 북한으로서는 다양한 핵 운반 수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나 주목할 대목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발인가 아닌가의 여부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양 위원은 “사드 배치 결정과 북의 SLBM 발사의 인과관계를 찾으려는 것은 너무 도식적이고 단순한 접근”이라며 “북한이 SLBM 사출 실험의 결심과 준비, 실행을 단 하루 만에 마칠 만큼 고도의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끈질기게 실험을 펼쳐 끝내 성공한 무수단의 경우처럼 SLBM 실험이 집중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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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제재 동력 떨어질 수도=사드 배치 결정과 북한의 SLBM 발사가 설령 오비이락(烏飛梨落)처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경위에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북의 SLBM 발사는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 모양새가 됐다”며 “사드로 인해 우리 정부가 애써 구축한 1대5 대북 제재구도(한국과 미국·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구도)가 한미일과 북한·중국·러시아가 대립하는 3대3 구도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전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고 이 경우 대북 제재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최 교수 역시 북한의 SLBM 실험이 계속될 것이라는 데는 견해를 같이했다. 북한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해법은=양 위원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동북아 국제정치 게임이 시작됐다”며 “북한의 다양한 위협에 맞서려면 우리도 일본과 제한적으로 군사협력 같은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발을 내디딘 이상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른 견해도 있다. 최 교수는 “사드는 마법의 방패가 아닌데도 군 관계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언제, 어디에 배치하며 어떻게 운용한다는 기본 요소도 포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국내의 반발이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서 나타났던 수준 이상의 주민 반발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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