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 자타가 공인하는 강심장…. ‘준비된 신인’ 이소영(19·롯데)의 골프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들이다.
국가대표 출신 이소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왕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이소영은 강원 평창의 버치힐 골프장(파72·6,403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 공동 2위 박결(20·NH투자증권)과 이승현(25·NH투자증권·이상 7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시드전을 거쳐 올해 데뷔한 그는 14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컵을 수확하며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렸다. 이소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목표인 신인왕 전망을 밝혔다. 신인상 포인트 1,180점이 된 그는 이 부문 2위 이정은(19·토니모리·923점)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1억원의 우승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 순위도 23위에서 13위(2억2,031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이소영은 올 시즌 새내기 가운데 가장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특급 신인’의 이름값을 했다. 10살 때 취미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3년과 2014년 전국체전을 연속으로 제패했고 2014년 중국 난징에서 열린 유스올림픽 여자 개인전에서도 우승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도 씻어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은 이날 같은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박결이었다. 올 시즌 장타 5위(254.89야드)와 그린 적중률 3위(75.93%)로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한 이소영은 최근 왼손이 아래쪽으로 오게 해서 잡는 역그립으로 바꾼 뒤 퍼트가 좋아지면서 약점을 찾기 어려운 선수가 됐다.
전날 2라운드에서 1타 차 선두에 나선 이소영의 이날 최종 라운드는 박결과의 맞대결 양상으로 흘렀다. 2타 차로 앞선 13번홀(파4)에서 이소영은 티샷을 오른쪽 경사지로 보냈지만 파를 지켜낸 뒤 이어진 14번홀(파4)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이소영이 3m 가량의 버디 퍼트를 넣은 반면 박결은 그보다 짧은 퍼트를 놓쳤다. 이소영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마지막 홀(파5)을 파로 마치며 2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이소영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쳤을 때 상처를 받은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해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이 골퍼로서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인왕 레이스 2위를 달리는 이정은(19·토니모리)은 공동 4위(6언더파)를 차지하며 신인왕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상금랭킹 2위 장수연은 공동 6위(5언더파)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