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합추진위원회는 최근 전 직원(KB금융·현대증권·KB투자증권·KB국민은행)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KB증권을 통합증권사의 새 이름으로 정한 내용의 보고서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11일 통합증권사의 새 이름(KB증권)을 공개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의 선호도 조사에서도 KB증권의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온 것으로 안다”며 “새 사명이 확정된 만큼 통합법인 출범을 위한 실무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은 지난 6월 출범한 통합추진위원회 주도로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 통합법인 출범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KB금융은 지난 3월 말 한국금융지주를 제치고 현대증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주식매매계약 체결(4월)과 KB금융 계열사 편입(5월), 통합추진위원회 출범(6월) 등 통합을 위한 작업을 이어왔지만 정작 통합증권사의 새 이름을 짓는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말 대우증권을 인수한 직후 일찌감치 ‘미래에셋대우(006800)’를 통합사명으로 결정하고 CI 교체작업까지 마친 것과 대비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업의 생명은 속도인데 새 사명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린 것 같다”며 “현대증권이 은행 계열 지주에 인수되면서 우려했던 일 중 하나가 의사 결정의 지연”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윤 회장의 경영철학이 이번 사명 결정에서도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회장은 5일 KB금융 계열사 편입 후 현대증권 직원들과 가진 첫 간담회에서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열린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윤 회장이 직접 사명을 결정할 수도 있지만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통합 이후 직원들 간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KB금융은 통합 대상인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물론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직원들까지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시켰다. 새 사명을 정하기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 모든 직원이 참여한 셈이다.
/강동효기자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