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늘 남중국해 중재 판결 앞두고...4개 인공섬 등대 밝힌 中

전략 폭격기 무력시위 등

실효 지배력 강화 잰걸음

영유권 갈등 증폭 전망 속

필리핀 "中과 대화할것"

12일로 예정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분쟁 판결을 앞두고 11일 필리핀 활동가들이 마닐라 인근 도시 마카티에서 자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마닐라에 위치한 중국영사관 앞까지 행진하며 중국을 규탄했다.  /마카티=AP연합뉴스12일로 예정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분쟁 판결을 앞두고 11일 필리핀 활동가들이 마닐라 인근 도시 마카티에서 자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마닐라에 위치한 중국영사관 앞까지 행진하며 중국을 규탄했다. /마카티=AP연합뉴스




12일 결정되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앞두고 중국의 무력시위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물론 중국이 만든 4개 인공섬의 등대를 가동하면서 판결 이후 오히려 이해 당사국 간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PCA는 12일 오전(한국시각 12일 오후6시) 필리핀이 제소한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중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한 국제 중재재판소의 판단이 내려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에 불리한 판결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이 이번 판결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 가뜩이나 긴장 상태인 남중국해에 또 한 차례 큰 격랑이 일 조짐이다.

특히 중국은 판결을 하루 앞둔 11일까지 분쟁 지역에서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한 대규모 무력시위를 하는 등 영유권 이슈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명나라 남해원정 60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중국 항해의 날인 11일에는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4개 인공섬의 등대 가동 사실을 공개하며 이들 남중국해 섬의 실효 지배자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번 국제 중재재판은 2012년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를 점유하자 필리핀이 자국의 실효 지배를 근거로 이듬해 PCA에 중재를 요청하며 시작됐다. 필리핀이 제기한 쟁점은 15개에 달하는데 PCA는 이 중 7가지에 대해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중국이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는 ‘남해 구단선(九段線)’을 인정해 주느냐와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세운 인공섬의 유엔해양법협약 위반 여부다. 남해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남중국해 해역의 9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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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가 주요 쟁점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 공사는 물론 군사·어로 활동의 토대가 흔들리게 된다. 중국은 과거 지난 1980년대 중반 미국이 니카라과 사태 때 국제 중재재판소의 중재 결정을 무시한 적이 있다는 점까지 거론하며 이번 중재 재판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완강한 태도를 굽히지 않으면서 주변국과의 조업 갈등을 빚는 등 마찰 강도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9일 파라셀 제도 해상에서 선원 5명을 태운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 2척에 들이받혀 침몰했다. 이날 필리핀 정부는 PCA 판결 이후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후속 대책 방안을 논의한 후 중국과 양자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새로 출범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가 베니그노 아키노 전 정부와 달리 친중국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미국과 공동 노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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