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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장애인은 격리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이웃"

11일 길음중서 열린 정창권 교수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br>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석해 진지하게 강의에 몰입

11일 길음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정창권 교수의 고인돌 강좌 ‘마이너리티 조선’에 80여명의 학생과 20여명의 학부모가 함께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11일 길음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정창권 교수의 고인돌 강좌 ‘마이너리티 조선’에 80여명의 학생과 20여명의 학부모가 함께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지금 우리나라의 장애인 제도가 조선시대 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강사)

“아니요. 차별은 지금이 더 심한 것 같아요.”(학생)


11일 오후 길음중학교 시청각실에는 방과 후 학생들이 한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창권(사진) 고려대 교수의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을 듣기 위해서다. 혁신학교인 길음중학교는 장애가 있는 학생이 일반학생들과 함께 생활을 해서일까 서로가 배려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보였다. 이날 강좌는 도봉도서관의 지역학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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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날 조선시대의 장애인사에 대해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면 재상의 자리에 올랐던 인물을 소개하면서 장애인은 격리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선시대에는 경증 장애인은 일자리를 마련해 줘 스스로 먹고살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며, 함께 지내는 데 거리낌이 적었어요. 세종시대에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단체인 명통시가 탄생하기도 했지요. 불구자라는 단어는 일제시대에 처음 등장했는데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어요. 88올림픽을 치르기위해 장애인을 별도의 시설에 격리시키면서 장애인에 대한 제도가 지금의 모습으로 정착했답니다. 그들은 격리의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이랍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학교 강의와 사뭇 달랐다. 피로도가 집중될 수 있는 방과 후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참가 신청을 한 학생들은 강의 내내 진지했다. 적극적으로 대답하면서 강의에 참가해 평균 중학생 수준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각실에는 20여명의 학부모들도 참석했다. 학교 측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고 자녀와 함께 인문학 강좌를 듣기위해서다. 정 교수는 “이번 강좌는 학부모가 함께 참석한 뜻깊은 강의”라면서 “조선시대 장애인사에 관련된 강의를 듣고 우리 주변의 소외된 장애인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인생이 두배로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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