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시각] 자기세력 챙기기 급급한 박원순 시장

이재용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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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박 시장은 대선 출마와 관련해 묵묵부답이다. 그는 이달 초 열린 민선 6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역대 시장 명단에 이름 한 줄 올리려고 시장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확답은 피했다.

서울시 안팎과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이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인인 박 시장이 앞으로 대권을 꿈꾸는 것은 그가 자유롭게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최근 박 시장이 대권 행보를 의식한 듯 지지세력 챙기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박 시장의 시민단체 챙기기다. 박 시장 취임 후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서울시 공무원으로 속속 채용되고 있다. 정무 라인의 요직은 물론 시장 직속기구의 임기제공무원도 대거 시민단체 출신들로 채워졌다. 또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청년수당 등의 서울시 사업을 시민단체에 위탁하는 과정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서울숲, 서울역 고가 사업 등의 민간 위탁을 특정 시민단체에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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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민단체 출신 채용이나 특정 사업의 민간 위탁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출신으로 당내 지지기반이 미약한 박 시장이 향후 정치활동을 염두에 두고 시민단체 지원 및 세력 규합에 나선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청년수당도 박 시장의 지지층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의 불수용 방침에도 지원자 모집에 나서며 청년수당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원 대상 선정의 객관성과 사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의 갈등 속에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 층의 지지는 물론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노동계 역시 박 시장의 전통적 지지세력으로 꼽힌다. 민주노총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올 들어 서울시는 민주노총 새 사무실 리모델링 비용으로 35억원을 지원하기로 해 논란을 빚었으며 최근에는 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근로자이사제 도입을 결정해 근로자의 경영 참여 길을 넓혀줬다.

앞서 말했듯 박 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는 본인의 자유다. 하지만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지세력 규합에 몰두하기보다는 서울시장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더 큰 정치를 준비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박 시장은 서울시장 자리를 대선 출마를 위한 디딤돌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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