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김승열의 Golf&Law]김영란법의 양면성

오는 9월 경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는 주장이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되기도 한다. 골프산업에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이 있으리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김영란법은 악법인 것일까.

이 법에 대한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를 비판하는 이들의 논거는 먼저 그 적용대상이다. 특히 공직자가 주된 대상이나 국회의원이 빠지는 것에 대한 비판이 높다. 이는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렵고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어쩌면 입법권의 남용에 해당될 정도로 심각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심각성에 대한 이해나 사회적인 관심은 의외로 제한적이어서 놀라운 뿐이다. 이 부분은 국회제도의 근본적인 신뢰성에 관한 것이므로 조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민간 영역에서 특정 분야의 사람들만 포함돼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해당 분야 종사자로서는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영역 중 투명성과 청렴도를 높이려는 입법취지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다만 심각한 문제가 있는 부분은 개선을 도모하면 될 것이다. 또한 대가성이 없는 접대에 대한 규제에 대한 남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분은 사회상규에 의한 면책조항이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다소 떨어진 상황이나 사법부에서 좀 더 명확한 세부 판단 기준을 정립해나가면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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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김영란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 일변도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0대 강국임에도 정신적인 내면은 후진국 때의 타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이런 부정적인 시각의 큰 원인으로 보인다. 글로벌·디지털 시대에서 투명성, 공개성, 청렴성은 단순히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재도약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공공거래 장부로도 불리는 블록체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제 신뢰성은 공개와 공유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골프산업에 대한 영향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이다. 골프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은 골프라는 스포츠가 가지는 비전과 장점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부적절한 접대 문화에 의존해 현상유지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측면이 있다. 이제 골프장은 과거와 같은 음성적인 접대 공간으로 비쳐져선 안 된다. 누구나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즐기는 과정에서 이를 통한 골프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골프의 장점과 비전은 고령화 시대의 국민 스포츠, 인간성이 상실돼가는 시대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하나의 건전한 사교장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됐고 미래 유망산업으로서도 주목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단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위기는 곧 위험한 기회”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영란법의 참된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공개와 투명성으로 나아가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바람직한 골프산업과 문화를 정착하는 긍정적인 계기로 삼기를 기대해본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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