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불황에도 세금 20조 더 걷혔다

5월까지 세수 20%↑ 역대최대

법인세 5조 증가 등 112조 징수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올 들어 5월까지 걷힌 세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월 국세는 112조7,000억원 징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원이나 많았다. 연도별 5월 누계 기준으로 보면 역대 가장 큰 규모다. 경제가 팽창하면 세수도 함께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속도가 너무 빨랐다. 5월까지 세수는 지난해(93조7,000억원)보다 20.3% 급증했다. 정부 계획 대비 세금이 걷힌 속도를 의미하는 세수진도율도 50.6%로 지난해보다 7.2%포인트 상승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계획 대비 가장 많이 징수됐다. 27조1,000억원 걷혀 지난해보다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진도율은 58.9%로 전년보다 9.9%포인트 상승했다. 올해가 5개월밖에 안 지났지만 한 해 계획 대비 절반을 훌쩍 넘는 세금이 들어왔다. 이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않는 ‘축소 경영’을 한 탓으로 풀이된다. 법인세는 기업의 ‘매출’이 아닌 ‘수익’에 매긴다. 지난해 경기 불확실성에 기업들이 움츠러든 결과 수익이 늘었고 역설적으로 법인세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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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많이 걷힌 세목은 소득세였다. 30조2,000억원이 징수돼 전년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진도율은 49.7%로 7.9%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가 늘었고 근로자들의 명목 임금이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부가세는 28조7,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책으로 부가세가 많이 걷혔다”고 설명했다.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 등을 포함한 기타 세수(13조8,000억원)는 1조3,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2조5,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내 지난해보다 13조6,000억원 개선됐다. 세금이 많이 걷혀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다만 기재부는 세수가 많이 걷히는 현상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경기 하방 요인이 있다”며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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