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증시 훈풍]'메이 효과'에 '헬리콥터 머니'기대감까지...안도랠리 이어지나

메이 英총리 조기지명에

불확실성·경제충격 줄어

각국도 통화완화 분위기

은행권 부실 등 뇌관여전

"반짝랠리 그칠것" 지적도

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13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왼쪽)와 엔·달러 환율을 표시한 전광판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실용주의 성향의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이 차기 총리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4엔까지 떨어지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국민투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다우존스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EPA연합뉴스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13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왼쪽)와 엔·달러 환율을 표시한 전광판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실용주의 성향의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이 차기 총리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4엔까지 떨어지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국민투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다우존스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EPA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결정 이후 한동안 요동치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 잔류파였던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게 된데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릴레이 경기부양책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실제 내놓은 카드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거나 이탈리아 등 유럽 은행의 유동성 위기, 브렉시트 협상 난항 등이 예상될 경우 위험자산 투매 현상이 또다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 효과’에다 ‘헬리콥터 머니’ 기대감까지=일단 시장은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의 경선 포기로 총리 지명이 당초 일정보다 2개월이나 앞당겨지자 불확실성이 줄었다며 환호하고 있다. 메이 신임 총리가 EU 단일시장 접근 지위 일부분을 유지하기 위해 인력 이동의 자유를 부분 보장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입장을 보이는 것도 호재이다.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는 실용적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강경파였던 레드섬 차관이 총리가 됐을 때에 비해 EU 단일시장 포기와 이민 완전 차단을 맞바꾸는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진 셈이다. 이 경우 영국 등 유럽 경제에 미칠 충격파도 상당 부문 줄게 된다. 스미토모미쓰이의 마사히로 이치카와 수석 전략가는 “얼마 전만 해도 브렉시트에 관한 모든 것이 불확실했지만 새 총리가 선출되면서 시장 심리가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브렉시트 파장 최소화를 위해 유럽·일본·중국·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부양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소속된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돈을 국민에게 사실상 직접 뿌리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 단행설까지 퍼지고 있다.

13일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의 경제 책사였던 혼다 에쓰로 주스위스 일본대사가 최근 “지금이 헬리콥터 머니를 단행할 기회”라고 아베 총리에게 진언했다고 전했다. 또 ‘헬리콥터 머니’의 원조인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만나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완화 수단이 아직 다양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위기의 진앙지인 영국의 경우 블룸버그의 전문가 조사 결과 소비심리 위축을 막기 위해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79%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브렉시트로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올 9월 추가 부양책이 전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올 6월 고용지표 호조에도 연내 금리 인상이 단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통화완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일시적 안도 랠리 불과” 지적도=하지만 주가·원자재 등 위험자산 투자 재개와 같은 금융시장 안정세가 오래가기 힘들다는 경고도 속출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 등 뇌관이 여전한데도 투자가들이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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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국의 우호적인 EU 이탈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메이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내년부터 시작하려 하지만 독일 등 EU 측은 신속한 탈퇴 절차 개시를 촉구하는 동시에 비공식 협상도 없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협상이 삐그덕거릴 경우 파운드화 가치 급락, 영국 부동산 펀드에서 자금 이탈 사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 또 단기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지면 이미 경기 침체와 막대한 부실 채권에 허덕이는 유럽 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을 게 뻔하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은행 부실 폭탄이 터지며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다.

또 브렉시트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은 낮다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장기간의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6%에서 1.4%로 내렸다. 일본 정부도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1.7%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원자재 가격 하락, 브렉시트 현실화 등을 이유로 올해 사상 최대인 22개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주식·채권 가격이 모두 비싸며 추격 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중앙은행 정책, 유동성 부족, 성장둔화 우려 등에 갑작스러운 자산 투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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