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핫이슈] 현대車-현대重 23년만에 "공동파업" 하투, 정치투쟁 비화조짐…경제 암운

민노총 20일 총파업…3만명 거리 나서나

조선노연 8개 사업장도 동참

재벌개혁·구조조정 반대 주장

재계 "정치파업 노사 모두 피해"

상경 집회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조 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7.13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상경 집회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조 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7.13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면서 국가·지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23년 만에 공동 파업을 벌이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파업 찬반 투표에 나섰고 조선업과 플랜트건설 분야 산별노조도 구조조정 등에 반발해 잇따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예고대로라면 오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총파업에 3만여명이 거리로 나선다. 임금 인상과 같은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어야 할 파업이 ‘노동개악 폐기’ 등의 구호가 난무하는 정치파업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3일 파업 찬반 투표에 실시했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같은 날 파업 투표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파업 찬반투표가 한 번도 부결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파업은 불가피해 보인다.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될 경우 1993년 이후 23년 만에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공동 파업을 벌이게 된다.

‘승진거부권’ 등 무리한 요구를 이어간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했다. 오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기 위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차 노조는 오는 20일 민주노총의 전국 총파업과 22일 금속노조의 ‘재벌 개혁’ 파업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정부의 노동개혁 역시 저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정부 투쟁, 정치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투쟁에서 현대차 노조가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노동조합연대(조선노연)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과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대표자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일 하루 연대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조선노연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와 성동조선해양, STX조선,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8개 사업장이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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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는 그동안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일방적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노정협의체를 구성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조선 자본은 요구를 무시하고 자구안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조선산업을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노연은 “일자리와 조선산업을 살리리면 총파업밖에 없다”면서 “20일 총파업을 통해 생존권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노연이 총파업을 선포한 이날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소속 130여명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서초동 삼성 본사 사옥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과 부실경영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2차 상경 시위를 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0일 고용개선과 임금 인상, 노동조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재계에서는 생존권을 위한 마지막 수단인 파업이 올해도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연례파업으로 지난 30년간 발생한 매출 차질만 14조원에 달한다”며 “노조와 정치권의 연대로 명분 없는 정치 파업을 계속할 경우 노사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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