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사드배치 성주 확정]"北단거리 미사일 고도 낮아 패트리엇이 유리"...'PAC-3' 증강배치 수도권 방어한다

<수도권 방공망 어떻게>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확정됨에 따라 수도권 방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 성주에서 발사되는 사드의 사정거리가 수도권 상공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드의 최대 요격 거리는 200㎞로 평택과 대구 등 주한 미군의 핵심 기지는 방어할 수 있지만 최대의 인구밀집 지역인 서울 등 수도권 방어는 불가능하다.

수도권이 사드의 보호막 바깥이라는 불안과 우려는 정부가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사드는 북한 미사일 요격용’이며 ‘한미 동맹의 군사력 보호와 함께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 보장을 위해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온 정부로서는 할 말이 없게 생겼다.

사드가 스커드에서 노동·무수단 등 북한의 모든 미사일을 방어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정부다. 이런 상황이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으면서까지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반대급부도 없이 주한미군 보호용인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나친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수도권은 사드보다는 기존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은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으로 방어하고 수도권 이남은 사드와 패트리엇으로 다층 방어한다는 역할분담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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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수도권 공격 무기는 크게 두 종류. 수백 발의 단거리 스커드 탄도미사일(사거리 300∼1,000㎞)과 6,000여 문에 달하는 방사포가 꼽힌다. 북한에서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은 고도 20∼60㎞로 날아 발사 5분 이내에 수도권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커드는 비행거리가 짧고 비행고도가 낮아 사드의 요격고도(40∼150㎞)보다 패트리엇의 요격고도(15∼40㎞)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사드보다 패트리엇이 요격하기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군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계획에 따라 현재 운용하는 파편형 패트리엇(PAC-2·요격고도 15∼20㎞)을 2020년대 초반까지 직격형 패트리엇(PAC-3·요격고도 30∼40㎞)으로 교체해나갈 계획이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패트리엇 1개 포대면 서울을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포의 경우는 로켓의 수가 워낙 많고 고도가 낮아 패트리엇으로도 요격이 불가능하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방사포 공격 징후가 있으면 다연장포와 전투기 등을 동원해 공격 원점을 타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방사포의 로켓을 막아내는 이스라엘제 아이언돔을 도입하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지역과 수도권 방공망 강화가 결정된 이상 기존 방공망 전체에 대한 재배치가 불가피해졌다. 군은 미사일 방어구역을 균형에 맞도록 재편성할 방침이다. 주한미군이 기존에 보유한 패트리엇 포대의 이동 배치 여부도 관심사다. 주한미군 방공포대가 기존처럼 미군 시설 방어용으로 남을 경우 미국이 자국군 시설 보호에만 열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보호막에서 수도권이 제외된다는 팩트가 사드 추가 도입론으로 이어질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사드 1개 포대로는 남한 전역이 커버되지 못한다는 점이 다시 거론될 수도 있다. 다만 국방부는 추가 배치에 대해 한미 양국이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우리 정부가 사드를 별도로 구매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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